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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의 리뷰서재
  • 먼지가 가라앉은 뒤
  • 루시 이스트호프
  • 19,800원 (10%1,100)
  • 2025-09-26
  • : 1,615


환상 속에는 늘 계획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겐 늘 계획가 다른 현실이 닥친다. 13

인간은 어떤 행동으로도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비극을 막을 수 없다. ···

재난이 존재하는 한, 피해자를 도우려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 역시 존재할 것이다. 67

인생은 대단히 귀중하고, 언젠가는 끝이나며, 무척 연약하다. 이를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 188

그래서 나는 우리가 재난에, 혹은 재난의 변두리에 휘말리는 경험이 특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그 자리에 없어야 할 이유는 없었으므로. 236



언제나 예기치 못한 재난의 소식을 각종 뉴스로 듣을땐 마음이 철렁한다.

나의 가족이, 지인이, 친구가, 연인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노파심에 빠르게 그들의 안전을 확인한 후 뉴스에 나오는 내용에 집중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

창비에서 출간된 이 책은 그런 재난들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기에

슬픔이 지나가고도 남아 있는 이들의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재난 현장들을 20여년간 누비며 재난의 전 후 과정들을 다각도로 재조명 한 책 『먼지가 가라앉은 뒤」




일어나는 재난을 피할 수도 없기에 그 이후의 과정의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저자 루시 이스트호프.

이 책은 9·11테러, 인도양 지진해일, 런던 7·7 테러. 그린펠타워 화재, 코로나 19 팬데믹까지 세계의 주요 현장들을

상세히 서술하며 남아있는 이들의 암담함과 슬픔, 그 속에서 조명해야할 희망 그리고 나아갈 자세까지 제시한다.

저자가 이렇게나 깊이 현장에 관여하였던건

그가 10살 때 영국 셰필드의 힐스버러 스타디움 압사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 관중 97명이 사망하고 766명이 부상을 입은 영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인 사건.

어릴 적 당시에도 "누군가는 해결해야지"라는 아버지의 말을 마음에 새겼고,

그렇게 재난 복구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

*실제로 서치해보니,

재난관리전문가로서는 필요한 자격과 학위가 정해져있는 직무이며 꽤나 다차원적인 업무를 처리한다.



옮긴이 박다솜의 말 또한 인상깊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로 2만명이 생겨났다면 단일사건으로 생각할 것이 아닌,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2만건이 있었던 것​이라는 말.

왜 그런 일이 도대체 우리 가족에게,친구에게,나에게,사랑하는 이에게 벌어졌을까?

그런 의문은 보다는,

참혹한 현장이 휩쓸고간 곳을 다시 들여다보는 마음.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상실을 대하는 방식이 남겨진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일과 맞닿아 있다는 것.

저자가 말했던 유년기 유람선 침몰 사건과 힐즈버러 축구경기장 압사 사건의 묘사를 읽을 땐 사실

세월호와 이태원이 떠올라 심정이 착잡해 지기도 했었던 책.

시간과 장소가 다름에도 유사한 형태의 재난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루시 이스트호프가 보여주는 단단한 원칙과 다정한 마음을 지침 삼아,

우리 사회가 더 건설적이고 인간적인 재난 현장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읽어내려갔다.

이러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눈길의 첫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창비의 출간작.

그 사소한 시작에 관심이 관다면 읽어봄을 추천한다.





*창비 출판사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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