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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의 리뷰서재
  • 하루키는 언제나 만남을 이야기했지
  • 가와이 도시오
  • 16,020원 (10%890)
  • 2025-08-29
  • : 41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독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이다. 아주 두껍고 3권으로 이뤄진 시리즈물이지만 어렵지 않게 완독을 해내었고 소설의 재미란 이런 것이구나를 깨닫게 해준 작가이다.

하루키 작품의 분석에 관한 책들은 아주 많다. 다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하루키의 소설 속에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만남. 그 만남으로 인한 사건의 계기. 관계를 이어가는 큰 줄기가 궁금해서였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일본의 대표 정신분학자 가와이 도시오가 파루키의 소설 속 주요 장치인 '만남'에 주목하여 펴낸 글이다. 하루키의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어떻게 만남이 진화하고 심화되어 주인공들을 그려나가는지 분석하고 심리치료사가 꿈을 해석하듯 심리학적으로 파헤친다.






공유를 함으로써 만남이 이어진다




그의 단편집 『빵가게 습격사건』에서는 화자인 남편이 과거 빵가게를 습격했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털어놓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찌 됐든 간에 결국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고야 말았다.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공유를 통해 그 습격사건이 화자 - 아내로 대상이 넘어간다는 사실을 주목한다.

다만 화자인 남편이 과거 빵가게를 습격했을 당시 실패했던 이유는 파트너와의 공유부재 ,

빵가게 주인과의 진정한 만남(연결)실패가 된다.

결국 이 단편집은 만남이 디태치먼트로 머무른 반면,

다른 작품에서는 커미트먼트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시대의 만남은 끊임없이 다음 만남으로 옮겨 가므로 한 가지 사물 또는 한 사람에게 머무르거나 깊어지지 않는다.


저자가 큰 줄기로 말하고 싶었던 건 바로 저 포인트인 것 같다.

그 만남을 공유하고 연결하기 위해 하루키만의 다른 차원을 열어 주인공들을 만들어내고

관계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빼앗기도 한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사물과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모던사회이지만,

만남이라고 하는 가치를 잃어버린 시대에

진정한 만남 은 가능한지와 중요성에 대해 하루키 작품을 통해 보고있다.

저자는 하루키 소설 속 인물들에 관해

동떨어지고 소외된 존재들 간에 비로소 이뤄진다고 말했다.



하루키는 인간의 극심한 고립과 따듯한 공감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가

자신의 소설의 중요한 주제라고 고민한 것을 본다면,

나의 하루키 작품 중 인생작인 『1Q84』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면 아오마메는 모종의 이유로 남자들을 죽이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매우 외로워하며

그 외로움과 두려움을 덴고 또는 모르는 익명의 남자들과 연결을 하며 풀어나간다.

이 또한 하루키가 고민했던 점이 아닐까하고 지금에서야 넓은 시야로 보게되는 하루키의 팬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이 참에 책장에 꽂아놓은 하루키 책들을 다시 탐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포스트모던적 만남은 끊임없이 다음 만남으로 옮겨 가므로 한 가지 사물 또는 한 사람에게 머무르거나 깊어지지 않는다.-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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