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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lgae님의 서재
  • 삶은 왜 의미 있는가
  • 이한
  • 14,400원 (10%800)
  • 2016-01-10
  • : 3,093

만40세 생일을 며칠 지나고 이 책을 접했다. 


작년(고작 보름전이지만) 내내, 인생의 반을 산 것 같은데, 잘 살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을 했다. 부모님의 삶도 생각해보고, 어린 자식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내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보고, 주변의 친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고, 이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내년에도 열심히 살아야지 했는데.... 이 책을 접하고 좀 더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맘을 정돈할 수 있게 됐다. 


책의 서문에는 "자신의 문제만을 돌보는 삶"과 "공공의 문제만 돌보는 삶"으로 극단을 이야기 비교하며, "자신의 문제만을 돌보는 삶"은 사회의 주류적인 위계에서 자신을 드높이는 삶이라고 하고, "공공의 문제만 돌보는 삶"은 독립적인 자아가 가지고 있는 관심사들을 지워 버리고,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 곧 인생의 행복인 삶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회에 관한 양극단의 주장에는 사회안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속적인 성공에 골몰하거나 부조리에 짓눌려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은 다른 삶의 방식을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인생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시도로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를 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삶의 의미를 확인 할 수 있는 철학적 기반"을 증명하려고 했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는 "속물 사회를 살아가는 자유인의 나침반“이다. 지금의 세상을 속물사회로 규정하고 많은 사람이 속물근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속물은 세상을 ”모든 사람은 여러 종류의 위계 속에 등급별로 놓인다. 위계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그 사람의 본질적 가치를 결정한다“고 본다. 속물이라는 말은 어쩌다가 사용했지만 그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타당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위계”, “등급”에 대해서 자유로왔는지 더듬어 보기도 했다. 이 속물근성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의미하다는 논증을 반박한다. 34분에 1명씩 자살을 하는 자살율 1위인 한국에서 “무의미함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정도로 느낀 사람이 최후로 선택하는 것은 고의적인 죽음이다”며 속물사회, 무의미함을 느낀 사람들의 선택에 대해서 말을 하며, 무의미 논증에 대한 철학적인 반박을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인생의 관찰자가 아니라 참여자이며, 실천자라고 하며, 인생에 충분한 가치가 있고, 기꺼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여러 사람들과 교류를 어떻게 해나가면서 인생을 살아갈지를 말을 한다.

 

또한 정치적인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즐겁게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삶은 추구해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 자존감, 존엄의 중요성을 말을 하면서 맺는다.

 

1년을 마무리하고, 1년을 시작할 때 읽으니, 조금 더 남다르게 느껴졌다. 소설이나 사회에서 있었던 일들을 예시로 나타내줘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도 있었고, 서양 고전의 여러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는 부분도 많이 있어, 그냥 저자만의 생각은 아니구나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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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군데 생각나는 구절을 한 번 정리해 본다.

 

97페이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이전에는 없던 충동이 창출된다. 그것은 바로 계속해서 단편적인 정보를 접하고, 발화를 멈추지 않고, 과시하고 인정받기 위해 자기를 내보이는 충동이다. 짬이 날 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을 때도 확인하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관계에 민감한 인간의 성향과 결합하여 충동을 강력하게 부여한다”

 

115페이지 “느슨하게 정의된 ‘행복’은 허공의 충동과 의무감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어떤 행위이든 행복을 위한다는 번드르르한 목적으로 쉽게 포장된다. 현실에서 ‘행복’이라는 포장지는 지배적 속성의 위계를 강화한다. 더 높은 곳을 향하거나 욕구를 줄이고 현재에 만족하라고 조언한다. 행복이라는 포장지는 가치와 절연된 채 위계 안에서 자신을 비하하는 비극적인 삶을 대량으로 낳는다”(저자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 느슨하게 정의됐고, 부적절하다고 하며 비판을 한다.)

 

136페이지 “반성을 통해 신념을 점검하고, 조회의 과정에서 신념을 개선하며, 지속 가능한 실행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인생의 방향을 세우고 언제나 근본적으로 검토할 태도를 갖출 수 있는 것이다”

 

211페이지 “‘조건 자체’가 침식되고 있을 때는, 조건을 복구하는 데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215페이지 “우리 사회에서 ‘철들다’라는 말은 보통 이런 뜻이다. ‘허튼 짓을 하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번영하게 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일을 감수한다’....‘철든 사람’은 ‘부양과 번영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배적인 권력의 규율에 순응하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군대를 갔다 오면 철이 든다’는 민담은 ‘철든다’의 의미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216페이지 “정당한 것을 주장하지 않고, 부당한 것을 수긍하고 감수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정당함은 축소되고 부당함은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체제를 좌우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힘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모두가 철든 사람들의 사회는 권력의 전횡이 보편화된 사회이다. 철듦이 ‘허튼 짓을 하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번영하게 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일을 감수한다’는 뜻의 규범이 될 때, 그것은 부당하다...... 규범으로서 ‘철들다’의 의미를 다시 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투명한 노동을 하며, 정치적 책임을 다하면서, 실존의 부담을 직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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