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nanalgae님의 서재
노무현 정권은 분명히 1987년 체제의 집약이면서도 동시에 1987년 체제의 한계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은 1997년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기에 1987년 체제를 완성할 수 없었다. 또한 노무현 정권 왼편의 '진보 진영' 역시 1997년 이후의 한국 사회의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진보 진영은 신자유주의에 맞선 대중적 저항 정치를 넘어서지 못했고, 신자유주의 이후에 관한 대안을 모색하는 데 게을렀다. 대안 없는 저항의 최대한은 그저 자유주의자들의 실패와 대중의 공분을 기다릴 뿐이었다. -11쪽
국부 총량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 나라는 이미 선진국이다. 그리고 국부 총량의 지속 성장은 언제나 중요하며, 추가 성장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성장이냐 분배이냐'의 이분법은 보수주의의 유도 심문에 불과하고, 거기에 '분배는 성장을 방해한다'는 보수주의 특유의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할 만큼 성장한 현재에도 역시 성장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성장이라는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성장의 과정과 방식이다. 성장이 1997년 이후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1997년 이후 10년간의 사회과정이 보여 주는 교훈은 성장이 더 많은 사람들을 경제사회에서 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제된 다수를 재진입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의 확충을 통한 성장만이 1997년 이후의 사회적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 -28쪽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