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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yeon Lim님의 서재
  • 좋아하길 잘했어
  • 김원우
  • 15,120원 (10%840)
  • 2024-07-10
  • : 835
" 네가 내 친구잖아. 네가 더 좋은 사람이 되면 되지."

■ 사람을 사람 곁으로 그리고 사랑 속으로 당기는 소설.
도무지 이 책은 독자를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는다. "불확실한 행운과 달콤한 말들을 불신"하고 "원하는 것을 좇기 보단 참을 수 없는 것에서 멀어지며" 굴러온 사람을 광장으로, 사람 곁으로, 사랑 속으로 지긋이 끌어당긴다.

수록된 세 작품엔 어딘가 무기력해 보이고 불확실한 미래(혹은 죽음)를 두려워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는 이와 '우정'이란 편지봉투 속에 애써 감정을 감추는 이를 움직이는 것은 사랑, 그리고 사람이다.

작가가 만든 세계에서 사랑은 "가장 게으른 변명"임과 동시에 가장 부지런한 변명이다. 어디에 갖다 붙여도 이유가 될 정도로 게으르지만, 또한 끈질겨서 여기저기에 치덕치덕 들러붙으며 더 큰 사랑을 불러온다. 그리고 사람은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기는 걸음" 혹은 "보풀처럼 간단하게 떨어져나오는 카드키"나 절망을 꾹꾹 눌러담은 일곱장의 편지로 사랑을 당긴다. 그에 대한 답을 영영 알 수 없을지라도. 하지만 툭하고 꺼지는 텔레비전과 화면을 가로지르는 하얀빛이 더이상 죽음으로 느껴지지 않게 되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고장 난 핸들을 두고 바퀴만 고치던 우리에게 두개의 선택지가 있다. 60초 후에 재생될 다음 장면을 기다릴 것인가, 이대로 주저앉아서 까만 화면을 응시할 것인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좀처럼 외면하기 힘든 이 사랑이 세상 구석구석까지 닿기를. "광폭하게 흘러가는 미지의 시간"을 마주한 우리의 사랑이 일방통행이 아니기를. 양손에 가둔 하얀빛을 더욱 세게 움켜쥐며 나지막하게 말해본다. "좋아하길 잘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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