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든 가족
땅감자 2002/09/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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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밍량의 영화를 보면 열린 공간도 폐쇄된 느김으로 다가온다. 인물들간의 고립이 막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말' 즉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점차 무뎌지는 것. -가족 시네마-는 이런 막막하고 알수 없는 우울함으로 가득하다. 금기시된 관계들이 정상화 되고, 인물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갈등과 불만들을 꼭꼭 숨긴다.
다시 모인 가족은 동생을 위해 영화를 찍지만 이것이 연기인지 실제인지 혼동이 오고 벌어진 관계는 진전되지 않는다. 표제작 -가족 시네마-는 유미리의 세계관이 압축되어 있는 중편이다. -풀 하우스-의 가족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그 상황이 다시 재현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여름- 역시 관계의 대한 유미리식의 반복이다. 유미리의 소설은 어딘지 모르게 낯선 동시에 친숙하다. 그리고 보고 나면 어지러울 정도로 멍해진다. 슬프게 멍.
참 단편집-이지메의 시간-에 실렸던 유미리의 단편<따돌림의 시간>는 -가족 시네마-에서<그림자 없는 풍경>으로 나온다. 혼동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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