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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님의 서재
명우, 현주, 윤정, 윤태, 정민, 마마.
각자의 상처를 안고
아몬드나무 하우스에 모여
한 가족이 된다.
말하고 들어주고 삶을 나누게 되면서,
위로와 치유가 되어간다.

어느새 나도 한 가족이 되어.

배들이 등대의 불빛을 보고 항구로 돌아오듯이,
따뜻한 안식처.
나에게 집이란.
가족이란.
소중함을 잊고 사는듯.

사람들은 피에로처럼
웃고 있는 이면에 상처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과의 선한 관계 속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내면의 상처들이
치유되고 회복될수 있기를.

p68
˝...돌이켜 보면 그때가 가장 순순한 삶을
살았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순수한 삶?˝
˝하루하루를 오직 몸으로만 살아냈죠.
무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일 정도로
완전히 지칠 때까지. 왜 이런말이 있잖습니까.
사는 건 사는 거지 생각하는게 아니다.
실제로 생각이 지나치다보면 오히려 삶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더군요.
때로는 생각이 삶을 좀먹기도 하구요.˝

p135
˝다시 말하지, 자신을 건사하지 못하는 인간은
남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거야.
심지어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그 때문에 비난을 받는 순간에도 말이야.˝

p198
˝곧 전화를 끊도록 하죠.
혹시 제가 다시 전화를 하면 받아줄수는 있나요?˝
˝왜요? 김선생님과 저는
더이상 나눌 얘기가 없을 것 같은데요.
괜한 통화 낭비가 아닐까요?˝
알아들었노라며 나는 안수기도라도 하듯 덧붙였다.
˝마음에 늘 평화와 안식이 깃들기를 바랄게.
거기에도 물론 하얀 비둘기들이 있겠지.˝
그녀는 끝까지 자제심과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말씀 감사해요.˝
그러고 나서 잠깐 침묵이 이어진다 싶었는데,
밖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오는 사이
툭, 하고 전화거 끊겼다.

p243
나는 그녀를 통해 전 시대를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고,
그 삶의 마지막 일부를 공유하기도 했다.
또한 그녀의 인생이 어둡게 도사리고 있던
회환과 분노와 광기 따위의 해묵은 감정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중 어떤 것들은 내가 받아들이거나
미처 감당하기 힘든 것이어서
오랫동안 마음에 짐으로 남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게 마마가 남긴 유산인지도 몰랐다.

p245
밖엔 가을이 몰려오고 있었다.
하늘로 검은 구름이 휘휘 몰려 가면서
그 틈을 비집고 달이 떠올랐다.
나는 밖으로 나가
바람을 맞으며 방파제 쪽으로 걸어갔다.
먼바다로 나갔던 배들이
등대의 불빛을 보고 항구로 돌아오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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