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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님의 서재
1940년, 이모네 국밥집, 세친구, 아지트, 가투, 화월각,
일본 앞잡이, 불란서, 일본, 화과자, 강제징용, 탄광촌, 칠복,
위안부, 요릿집, 미친 바람이 지나간 자리, 메리야스 박사,
아버지의 죽음, 거짓말, 해방, 결혼, 부산.

영실, 은화, 정인.
일제강점기 세 소녀의 삶.
마음이 아팠다.

또,
생각나는 한 사람.

미친 바람이 불었던,
세상이 어지러운 시기.
그 어린 꽃들을 안아주고 싶었다.

p181
-자네만 믿겠네.
그간의 사정을 칠복에게 들은 차 씨는
태일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네만 믿겠네, 라는 말에는
많은 것이 포함돼 있었다.
그 말에는 어지러운 세상을 견뎌야 할
어린 꽃을 보호해 달라는 말도 포함돼 있었다.

p243
우리들 몸이 더러워진 것은
우리 뜻과는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에요.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이죠.
우리는 전쟁을 원한적도 없고
전쟁에 미친 군인들을 위무할 생각도 없었어요.
그건 미친 바람이 지나간 자리일 뿐이에요.
바람은 곧 잠들 거예요.

p354
-뭐든 뒤집어지면 새로운 것이 생겨나요.
지금 이 상황,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요.
새로운 시작이 될 테니.
한우가 그렇게 말했다.

p379
지금은 세상이 어지러운 시기, 잘 견디어 내야 한다.
광풍이 불 때는 몸을 낮추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삶의 지혜다.

p380
오늘은 파도가 잔잔하다.
온 세상을 삼킬 듯 배를 덮치던 그런 바다는 아니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바다는 고요하고 평온했다.
그러나 영실은 그 바다의 고요를 믿지 않는다.
언제 또 분노한 파도가 세상을 향해 밀려올지 모르므로.

암흑같은 세월이,
힘들고,
더디게,
흐르고 있었다.

p382
곳곳에, 슬픈 눈빛으로 서 있는,
위안부였던 소녀들의 맨발에 신발을 신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슴 저 밑에서부터 끓어오르는 통곡을
함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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