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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food0980님의 서재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그것은 진실이었고 또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는 딸과 통화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딸은 피비와 함께 병원에 있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모자랐다.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전화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자신의 에스프리를 소생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알게 된 것은 삶의 종말이라는 피할 수 없는 맹공격이 가져온 결과 전체와 비교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가 긴 직장생활 동안 사귄 모든 사람의 괴로운 사투를 알았다면, 각각의 사람들의 후회와 상실과 인내가 담긴, 공포와 공황과 고립과 두려움이 담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알았다면, 이제 그들이 떠나야 할 것, 한때 그들에게 생명과도 같았던 그 모든 것을 알았다면, 그들이 체계적으로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알았다면, 그는 하루 종일, 또 밤늦도록 계속 전화기를 붙들고, 전화를 적어도 수백 통은 해야 했을 것이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가족을 버린 것이 자식들에게 주었을 영향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학교 가는 길에 그 아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아! 그러나 딸은 이미 생물학적 유대 외에는 그가 보호해줄 것을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 아이의 아침전화도 영원히 빼앗겨버렸다! 엘리자베스의 시내 큰길 교차로에서 동시에 사방으로 달려가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 질투심에 찬 동생, 한 입으로 두말하는 남편,
무력한 아들. 그의 가족의 보석상으로부터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친족, 아무리 열심히 쫓아가도 도저히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친족을 소리쳐 부르는 자신의 모습. "엄마, 아빠, 하위, 피비, 낸시, 랜디, 로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만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내 말 안 들려? 나 떠나고 있다고! 다 끝났고, 나는 이제 당신들을 모두 다 떠나고 있어!" 그가 그들에게서 사라지는 것과 똑같은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서 사라지고 있는 그 사람들이 고개만 돌려, 너무나 의미심장하게 소리쳤다. "너무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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