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LORE 2025/11/3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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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김도윤(갈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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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 2025-11-05
: 1,470
서평] 4억 년을 견딘 작은 거인들의 위대한 투쟁기‘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개정판’을 읽고
김도윤(갈로아) 작가의 이 책은 표지만 보아서는 가벼운 학습 만화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독자는 이 책이 ‘만화’라는 친근한 그릇에 ‘진화생물학’이라는 묵직하고 방대한 재료를 얼마나 꽉 채워 담았는지 깨닫게 된다. 소위 ‘덕후’가 작정하고 지식을 쏟아내면 어떤 명작이 탄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책을 읽는 동안 발견한 가장 큰 매력은 ‘학문적 깊이’와 ‘B급 유머’의 절묘한 줄타기였다. 고생대 톡토기부터 현대의 곤충에 이르기까지, 자칫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는 계통분류학과 해부학적 특징들을 각종 인터넷 밈(Meme)과 패러디로 버무려내어 독자가 지치지 않고 따라오게 만든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최신 학계의 연구 성과를 꼼꼼하게 반영하여 날개의 기원이나 완전변태의 진화 과정 같은 복잡한 주제를 더욱 명확하고 세련되게 다듬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작가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과학적 엄밀함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가 페이지마다 묻어났다.책을 덮고 난 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까지 내게 곤충은 그저 ‘징그럽거나 피하고 싶은 벌레’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치열한 진화 전쟁의 위대한 승리자’로 보인다. 인간이 지구에 등장하기 훨씬 전인 4억 년 전부터,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견뎌내며 끈질기게 살아남은 그들의 생존 전략에 경외심마저 든다. 작가는 곤충이 혐오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최적화된 가장 효율적인 생명체임을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우리는 흔히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 착각하지만, 이 책은 지구의 진짜 터줏대감은 곤충임을 역설한다. 길가에 기어가는 개미 한 마리, 여름밤을 시끄럽게 하는 매미 소리에도 수억 년의 역사가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곤충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것을 넘어, 생명을 바라보는 해상도를 높여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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