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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맨
  • 언어의 온도 (170만부 기념 에디션)
  • 이기주
  • 12,420원 (10%690)
  • 2016-08-19
  • : 68,800


이 책을 읽는 경험은 마치 피아노 소나타를 듣는 것과 닮아 있다. 화려한 기교로 청중을 압도하지 않고, 잔잔한 멜로디와 여운으로 귀와 마음을 채운다.

책의 문장은 서정적인 현악기 같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덜어낸 단순한 음색이지만, 한 줄 한 줄이 오래 울려 퍼진다. 짧은 구절이 마치 바이올린의 단음처럼 독자의 가슴 속 현을 건드린다.

때때로 느껴지는 문장은 재즈의 즉흥연주 같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포착해 변주하고, 그것을 언어의 리듬으로 바꿔낸다. 누구나 스쳐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책은 거기서 따뜻한 화음을 길어 올린다.

무엇보다 『언어의 온도』는 침묵까지 음악으로 만드는 곡이다. 쉬는 박자, 여백의 공간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관현악 대신, 몇 개의 음표로만 이루어진 미니멀한 곡이 오래 남듯, 이 책의 언어도 그 절제 속에서 깊은 감동을 준다.

책을 덮고 나면, 마치 잔잔한 클래식 기타 선율이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과장되거나 폭발적인 음량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음악처럼 은은하게 삶의 배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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