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그리스로마 신화 4
고정욱 그리스로마 신화 4번째 책의 테마는 <신과 인간, 욕망의 뒤엉킴>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기독교에서 추앙하는 신과는 다른,
인간적이도 너무 인간적인 신이다.
그런 신중에서 계속 문제를 만드는 노이즈메이커는 역시 제우스.
그것도 여자 문제로 사고를 치니
신들의 신이라고 하는 그의 수식어가 낯부끄럽다.
인간이었다면 전형적인 카사노바였을 것 같다.
딸은 그런 제우스가 나오면 혀를 끌끌 차며 ‘또~또~’라고 한다.
이번 4번째 편에서는 제우스가 하얀 소로 변신해 납치한 에우로페의 이야기,
(이 스토리를 통해 유럽 대륙의 어원을 알게 됐다)
테베의 왕 닉테우스의 딸 안티오페와 저지른 불륜으로 태어난 두 쌍둥이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신이라지만, 정말 해도 너무한 제우스의 욕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못지 않게 인간들도 신과의 사이에서 머리싸움을 하는데
북풍의 신 보레아스의 결혼 이야기에서는
인간이 신에게 거짓으로 속이는 과정이 나온다.
결국에는 그 거짓이 들통나버리는데, 자기의 욕망을 위해
누군가를 속이는 행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었다.
계속 속다가 마침내 열폭하는 보레아스의 입장,
또 속일 수 밖에 없었던 딸 바보 에레크테우스의 입장에서
나는 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짓말의 필요성보다
사실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진실성에 딸은 더 무게를 실어주었다.
이번 4편에서는 그리스로마신화에서는
시시포스와 페가수스 처럼 익숙한 이름도 만나볼 수 있지만
안티오페와 디르케, 니오베, 벨레로폰, 멜람푸스 처럼
잘 모르는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나와
신화에 대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더 풍성하게 해 주는 느낌이었다.
과연 5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딸과 다음 그리스로마 편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