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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매력적인 책이었고
철학적인 느낌이 풍기는 그림책이다.
정진호 작가만의 위트와 센스는 '생각'이라는 관념의 단어를
어떻게 그림책에 녹였을까 기대가 됐다.
>>반가사유상에서 얻은 모티브
심플깔끔한 겉표지를 좌우로 펼쳐보면 낯익은 얼굴을 나타난다.
반가사유상이다. 작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제로 본 것 반가사유상의 얼굴과 겹쳐진다.
사진과는 현전하게 다른 평화로움과 깊이의 아우라.
속세를 해탈한 평온한 표정과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포즈.
나도 모르게 볼쪽으로 가져가보는 손가락을 가져가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 당신의 생각을 들여다본다면?
생각이란 것은 무엇일까?
나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것인가?
뇌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을 뛰어넘는 기술시대를 살지만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이런 시점에서 만난 정진호 작가의 그림책은,
반가사유상을 만났을 때의 첫 느낌처럼 다가왔다.
고요하지만 잔잔하게 미소지으며 눈을 감게 만드는 책이었다.
생각....이란 단어가 주는 압박감.
뭔가 그럴듯한 정신과 문장들이 존재할 것 같지만,
별거 없는 것이 그 실체일 수도 있다.
너무 사소하고 때론 허술해서
이걸 생각이라 할 수 있는가 되묻는 것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생각들 가운데서
우리는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지 모른다.
결국 생각의 종착점은 살아 숨쉬는 지금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고 노력이다.
누구나 한번쯤 하고,
누구는 매번 반복하고 있을 생각들.
정진호 작가의 그림책 속에 담긴 생각들은
나의 머리속의 생각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생각이다.
그래서 안도하게 된다.
그래서 미소짓게 된다.
그래서 눈을 감고
이 순간의 삶, 나의 행복을 생각해 본다.
>>종이, 사유를 기록하다.
그림책 말미에 가면 종이 두께에 변화가 생긴다.
얇은 종이에는 앞뒷면의 스케치가 비친다.
슬로우 모션처럼 미세한 동작의 변화 시간의 흐름을 엿보게 된다.
그림책이 단순히 그림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진 물성으로 다시 한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힘을 실어준다.
TV 영화의 중요한 장면에 적용되는 슬로우모션처럼
정진호작가는 기지를 발휘해서 마지막 생각의 종착점에 독자를 데려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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