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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님의 서재
  • 사람을 사랑하는 일
  • 채수아
  • 16,650원 (10%920)
  • 2025-12-09
  • : 255
사람을 사랑하는 일> /채수아/모모북스


채수아 님의 『사람을 사랑하는 일/채수아/모모북스』은 거창한 사랑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마음의 순간들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사랑을 감정의 폭발이나 극적인 사건으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상처받고, 망설이고, 그럼에도 다시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태도 자체를 ‘사랑’으로 말한다.

작품 속 화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어려움 때문에 더욱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누군가를 이해하려다 실패하고, 마음을 내주었다가 상처를 입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불완전함 속에 사랑의 진짜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글의 분위기이다. 과장되거나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담담한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에 천천히 스며든다. 그래서 읽는 동안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반드시 행복으로만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잔잔하게 전해진다.

p.6 “영혼의 자서전”이라는 말을 천양희 시인의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 있는가?>
라는 시집의 서문에서 발견하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p.33 아버지 생각을 하다 보면 내 세포들은 어느새 고운 물이 들어 세상을 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기분이 좋게 설렌다.

이렇게 선하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그런 선함은 도대체 태어나면서 장착된 것일까. 믿기지 않았다. 사람이 미움 없이 그 긴 세월을 어찌 버텨냈을까 안쓰럽고 마치 나인 양 그렇게 가슴앓이를 했고, 책을 읽으며 한숨짓고 눈물을 함께 흘려본다. 채수아 님의 그 어려운 시절과 마치 내가 함께 있는 듯해서, 여자로 태어나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크게 다름이 아니구나를 뼈아프게 동감하고 마치 나인 듯 채수아 님인 듯 그렇게 그녀의 현재와 과거에 나도 있었음을 본다. 그녀가 버틸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참된 부모님의 힘이었지 않았을까 한다. 평생의 길을 인도해 주셨던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나도 내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 그리움을 담아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가슴으로 꼭 끌어안고 가만히 느껴본다.

p.156 어릴 때부터 내 옆에는 늘 함께 책을 읽으셨던 아버지, 월급을 타는 매달 17일이면 동네 통닭집에서 뜨거운 통닭을 들고 집으로 뛰어오셨던 아버지, 나에게 ‘국어 박사’라는 별명을 지어주신 아버지, 다섯 살 어린 그때부터 내게 ‘선생님’이라고 부르셨던 아버지, 내 결혼식 날 아침, 큰 절을 올리는 나를 보고 많이 우셨던 아버지.....(중략)... 너무도 특별했던 아버지의 존재! 길을 잃고 헤맬 때,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고 주저앉아 있을 때, 가끔은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에 힘들어할 때,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존재... 아버지... 아버지는 지금도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우리 딸, 잘할 거야. 넌 늘 자랑스러운 아버지 딸이었잖아.”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 난 마음으로 말씀드린다.

“아버지, 아버지가 저의 아버지여서 참 좋았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위로를 크게 외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옆에 앉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사랑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인간관계에 지치거나, 마음을 닫고 싶어질 때 다시 한번 사람을 믿어볼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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