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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오신화
  • 김시습
  • 6,300원 (10%350)
  • 2009-01-23
  • : 822
한국 최초의 소설인 <<금오신화>>는 매월당 김시습이 쓴 단편소설집이다. 제목인 <<금오신화>>는 5편의 소설이 담겨서가 아니라 금오산에서 은거할때 저술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매월당은 생육신 중 한 사람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초년부터 영명했던 매월당은 어린나이에 세종의 명으로 궁궐에 초청 받았을만큼 당시 최고의 영재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단종이 폐위되자 산사에서 공부하던 김시습은 서적을 불태우고 승려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시를 짓고 글을 쓰면서 세조의 시대를 강하게 풍자했다.

단편집 <<금오신화>>에 대한 이해도 이런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대체적으로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작가 자신이 현실 정치에서 이루지 못한 꿈, 성군을 보필하여 태평성대를 이루고자 한 목표를 죽어서라도 이루겠다는 강한 표현이다. 이러한 태도는 <남염부주지>에 두드러지는데 주인공이 염라대왕과 대화를 하면서 내세우는 강한 현실 비판은 혼탁한 세조 치세를 염두에 둔 것이다.

집권한 세조 정권은 매월당의 존재가 영 껄끄러웠다. 사육신처럼 직접적으로 정권 전복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길거리에서 고관대작을 만나면 욕을 퍼붓고 세조의 명으로 열린 법회에서 스스로 똥물을 뒤집어 쓰면서 그 권위를 조롱했다. 유일하게 인정했던 세조의 신하 서거정의 비호가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머리를 깎고 승적에 이름을 올렸으나 승려도 아니고 유생도 아니었다. 평생 광인으로 살면서 세상을 풍자했지만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태평성대의 총신이 되고자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매월당 김시습. 그의 생을 생각하면서 <<금오신화>>를 읽으면 더 마음이 불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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