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별일이 나의 별일이 되다
rarara 2025/04/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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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별일
- 이지아
- 12,600원 (10%↓
700) - 2025-03-25
: 175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책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한 인상과 우주선을 타고 태양계를 오가는 시대 배경까지. SF 웹툰의 그림작가로 시작해 모험 가득한 SF 소설 집필로 이어진 이지아 작가의 이력 또한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블로그에 우주선 탑승기를 올리는 파워 블로거이자 태양계 10위 안에 드는 인플루언서 로트해트.
그녀는 여객선, 화물선, 어선 등 천차만별의 우주선을 타며 백 여편에 이르는 글들을 블로그에 기록해왔다. 그런데 101번 째 포스팅에서 로트해트는 자신의 블로그 후임자를 찾는다는 공지를 올린다. 그리고는 한 번도 포스팅한 적이 없는 세 척의 우주선 이야기를 시작한다. 타프타우헨 함장과 그의 일등, 이등 항해사가 얽힌 이야기로 유명한 그린로즈호, 슈니블뤼테라는 눈꽃을 처음으로 보게 해준 막내 삼촌의 화훼선, 그리고 블로그 후임자로 적격인 기요메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제공한 봉봉 스튜디오행 여객선까지. 세 척의 우주선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고 연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다음에 이어질 내용이 궁금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도 이 책의 최대 장점이라면 장점. 그만큼 흥미진진하다는 얘기다.
특히 기요메가 우주선 갑판 청소일을 하게 된 이유가 마지막에 밝혀지는데... 이 부분은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미지의 독자를 위해 남겨두기로 한다.
소설 속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로트해트와 기요메 이 둘은 모두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신 풍기는 로트해트의 종이 일기장과 형에게 보내는 편지를 기록하던 기요메의 태블릿. 드넓은 우주에서 이 둘이 만나게 된 건 정말 운명이라고 말할 수밖에!
로트해트는 블로그의 후임자로 기요메를 선택하고 기요메는 블루해트라는 닉네임을 쓰기로 한다.
블로그 후임자도 구했겠다 이제는 홀가분하게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려는 로트해트. 기요메는 목적지가 겹치면 함께 가자고 제안하며 소설은 끝난다.
우주에서 외계인을 만나는 별일을 내심 기대했던 <우주의 별일>이었다. 비록 외계인은 등장하지 않지만 로트해트와 기요메가 기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개인적으로 많은 자극이 되었다. 일기든 에세이든 블로그 포스팅이든 기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자극. <우주의 별일>은 별일 없이 사는 독자에게 별일을 선사하는 그런 책이다. 적절하고 균형 잡힌 도파민이 필요한 청소년과 성인이 부담없이 읽기 좋은 소설이다.
■미래인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만을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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