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버튼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rarara 2022/07/0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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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만 버튼
- 엘레오노라 가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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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2-05-23
: 185
달콤한 색감의 그림과 몇 문장 안되는 글이 전부인 그림책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뒤 어른도 아이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풍성한 그림책. 바로 <잠깐만 버튼>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초능력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잠깐만 버튼'을 고를 거야." 로 시작되는 이야기.
우선은 고양이 의상을 입고 턱을 괴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는 '잠깐만 버튼'이라는 초능력을 갖고 싶다고 해요.
'잠깐만 버튼'을 이용해서 위험한 일이 생길 때 피하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 겪게 되는 긴장과 떨림도 덜어내고, 무지개 끝의 비밀도 발견해 보고 싶다는...딱 그 나이만큼의 재미난 상상을 하고 있지요.
아이는 '잠깐만 버튼'을 이용해 가끔은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행운을 독차지하고픈 상상을 하기도 하지만 강아지에게 쫓기는 고양이를 구해줄 수 있을 거라는 제법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평소보다 발그레한 볼과 커다란 눈망울로 좋아하는 아이를 그윽하게 쳐다보고 싶다는 가슴 설레는 고백을 하기도 합니다.
잠깐만 버튼을 이용해 행복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아이.
그러나 버튼은 어디까지나 스탑이 아닌 '잠깐만 버튼'이기에
다시 버튼을 눌러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놔야 합니다.
흥미진진하고 달콤하기도 한 '잠깐만 버튼' 초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을까요? 아이는 마침내 커튼을 열고 창밖을 내다봅니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는지 확인해보려는 거겠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사람들은 아마
내가 조금 달라졌다고 느끼겠지."
뭐가 달라졌을까요?
제 눈엔 그저 고양이 의상의 후드를 벗고, 고양이 수염을 지운 것 외에 달라진 게 뭔지 모르겠는데 말이죠.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나는가 싶었는데...아니었습니다.
책을 덮고 뒷표지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새롭게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초능력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나는 ____________을 고를 거야."
이번에는 어떤 초능력을 고른 걸까요?
빈 칸으로 남겨진 그 안에 들어갈 초능력은 무엇일까요?
이렇게 해서 이야기는 다시 또 이어지는데요, 여기서부터는 작가가 아닌 독자의 몫.
한편 뒷표지 속 지붕 위의 검은 고양이는 내내 '잠깐만 버튼' 에 대해 말해주던 아이인가 싶었는데...이럴 수가!!! 아니었어요.
(그 옆 밤하늘에 윙크하는 달님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아, 깜빡하고 그냥 지나칠 뻔한 게 있어요.
글을 쓴 엘레오노라 가리가 작가님은 자신에게 '잠깐만 버튼'이 생긴다면? 이라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하셨어요.
"일 년 내내 여름이 계속 되도록 할 것입니다."라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 년 내내 여름이라니...
어찌되었든 무더운 여름, 오늘처럼 습해서 불쾌지수 높은 날엔 할 수만 있다면 '잠깐만 버튼'을 주변분들에게 골고루 나눠드리고 싶군요. 짜증나고 화나려고 할 때 얼른 버튼 누르시라고요.
-킨더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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