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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사탕님의 서재
  • 밖에 나가 놀자!
  • 로랑 모로
  • 13,500원 (10%750)
  • 2019-04-30
  • : 346
나 어릴 적 생각해 보면 날이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밖에 나가서 놀았다. 놀이터나 근처 야산(?)에서 흙놀이도 하고 곤충도 잡고 그랬다. 내가 살았던 곳이 시골도 아니었고 바닥에 아스팔트 잘 깔린 아파트 단지였지만 주변이 산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자연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디서 놀까? 엄마가 되어 보니 날씨 때문에, 미세먼지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밖에 나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키즈카페나 놀이방 등 실내 놀이터를 찾아 다니곤 한다. 아파트 놀이터 바닥은 안전 등의 이유로 흙이 아니고, 관상을 위한 수목들 외에는 아이들이 '자연'이라고 느낄 만한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로랑 모로의 <밖에 나가 놀자!>는 '밖에 나가 놀라'는 엄마의 한 마디로 시작된다. 하얀 벽지의 밋밋한 집 안에서 뛰어 놀던 남매는 온갖 색깔로 펼쳐진 자연으로 나가게 된다. 남매는 가까운 집 앞에서 시작해서 가축들이 노니는 강가로, 각종 새들과 산 동물들이 있는 산으로, 낙타와 모래 바람이 있는 사막으로, 여러 야생 동물들이 사는 정글로 거침없이 나아간다. 그리고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그 동물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글밥이 많지 않지만 결코 금방 읽어 내려갈 수 없는 그림책이다. 페이지마다 가득 채운 자연과 동물들은 강렬한 원색이 아님에도 시선을 잡아끈다. 사인펜으로 그린 듯한 삽화는 단순한 듯하지만 동물들마다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양면을 가득 채운 다채로운 색의 자연과 다양한 동물들 못지 않게 자연 속에 녹아들어 색다른 모험 중인 남매의 모습을 찾는 것도 재미 요소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책에 등장했던 모든 동물들이 도감 형태로 실려있다. 동물 이름들부터 낯선 것이 많은데 실사 동물은 아니지만 동물 이름과 함께 간단한 정보도 실려있어 보다 관심있는 동물은 나중에 아이와 함께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나온 동물들이 대부분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데 '관심이 필요해요',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요' 등으로 위험 정도를 표시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알록달록하고 사랑스러운 이 책을 어디에 두어야 아이가 더 잘 볼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책과 별개로- 이 시대의 아이들은 티비나 인터넷, 책이 아닌 어느 곳에서 동물을 서슴없이 만날 수 있을까? 동물원, 사파리처럼 인위적인 공간이 아닌, 자연 속에서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건 정말 '동화 속 판타지'가 된 건 아닐지 아쉽고 씁쓸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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