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카가 미오 <외톨이들>
무지개사탕 2018/09/0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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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톨이들
- 누카가 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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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 2018-08-24
: 251
많은 매체들에서 학창 시절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어서일까. 꽃잎이 날리고, 싱그럽거나 풋풋하고, 순수한 이미지들이 나열되고 아련하고 소중한 느낌을 말한다. ‘그땐 그랬지, 참 좋았지. 다시 그렇게 순수할 수 있을까?’ 등의 문구들과 함께.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지만,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이 그렇게 추억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래집단이 최우선인 그 시절에 또래집단 내에서의 오해와 다툼, 혹은 영영 되돌릴 수 없는 상처... 가해자는 기억 못 해도 피해자는 절대 잊을 수 없다는 그런 상처들.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만 봐도 어리다고 결코 용서될 수 없는 잔인한 행동들이 어린 영혼들을 병들고 다치게 한다.
누카가 미오의 <외톨이들>은 학창 시절의 적나라한 단면을 보여준다. 서로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만큼 가깝다면 가깝고 불필요할만큼 서로 훤히 알 수밖에 없는 한 시골 마을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의 한 사건으로 인해 원치 않는 변화를 맞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미성숙한 어른의 잘못에서 비롯된 ‘금붕어 사건’은 반 아이들로 하여금 히토코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든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혼자가 된 히토코는 ‘히토리코’라는 별명을 얻고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다. 여기에 히토코의 오랜 친구 아키히로, 한때 절친이었던 가호, 그리고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도시로 떠났다가 돌아온 후유키까지, 각각의 시선에서 히토코와 학교의 모습이 만화경처럼 어울어진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어진 이들의 인연은 시골이라는 환경이 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시간도 흐르고 학년이 바뀜에 따라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법도 하지만, 히토코는 ‘얽히지 않아도 되는 사람과는 얽히지 않아’라며 외톨이를 자처한다. 이러한 히토코를 안타까워하는 아키히로, 이러한 아키히로를 못마땅해 하는 가호는 관심 없는 듯하지만 결국 히토코 주변을 맴돈다. 다시 마을로 돌아온 후유키는 자신의 금붕어로 인해 ‘히토리코’가 된 히토코에게 손을 내민다.
학창 시절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 같지만 <외톨이들>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나이를 먹고 다른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만 어디서든 끊임없이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요즘은 메신저나 SNS 등으로 더 많이 관계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이 있고, 더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정답은 없으나,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우리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른인 우리가 뭐가 낫고 뭐가 다를까 싶다. 청소년뿐만아니라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누구나 꼭 한번은 누카가 미오의 <외톨이들>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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