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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사탕님의 서재
  • K팝 메이커스
  • 민경원
  • 11,520원 (10%640)
  • 2018-03-19
  • : 87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TV로 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얼마 전에는 TV에서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 해외 팬들에 대한 다큐 형식 방송을 보여주었었다. 나도 잘 모르는 방탄소년단에 파란 눈 혹은 까만 피부의 외국인들이 울고 웃고 하는 모습들이 생경해 보였다. 하지만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예전에 내가 즐겨듣던 팝송에 대해 미국 친구에게 물어봤을 때, 정작 그 친구는 잘 모르겠다고 했던 모습. 그 나라 사람이라고 해서 그 나라 노래를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닌데,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었다.

K-Pop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세계 누구든지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그런 대상. 더 이상 ‘우리만의 것’이라든지, ‘한국을 대표하는’이라는 표현은 어쩌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내가 아는 것은 겉모습이고 일부분일 뿐이기에 <K팝 메이커스>라는 책이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단순히 히트할 한 곡을 뽑기보다는, 예술의 한 장르로써 결과물을 만드는 ‘K팝 히든 프로듀서’의 이야기. 김형석과 포스티노처럼 익히 알려진 프로듀스뿐만 아니라 B1A4 진영이나 권순일처럼 현역 활동을 하는 가수이면서 프로듀서로서도 각광 받는 이들까지, 얼핏 보면 다 다른 모습이지만 결국은 K팝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K팝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었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협업하여 곡을 만드는 과정이나 에피소드, 영감을 얻는 방법 등은 프로듀서들을 한 명의 아티스트로 다시 보게 하였고, 잘 몰랐던 곡들을 찾아서 들어보게 하였다.

팝의 측면에서는 K팝 속의 ‘한국적인 것’을 찾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보의 인터뷰처럼 ‘근본 없이 장르가 뒤섞’인 것이 의도적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게 K팝만의 특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단지 한국어로 불러서가 아니라, 각기 다른 특색들이 모였을지라도 K팝만의 어울림으로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다면, 하나의 장르로써 K팝이 오래오래 이어져 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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