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의 문턱에서 처음 만나게 된 모모는 당찬 눈빛과 언행으로 단숨에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표지에서부터 제 눈길을 끌던 모모는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는 동안에도 어찌나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던지요.
엄마 없이 할머니, 아빠, 모모 이렇게 세 식구여서 더 애틋할 텐데...... 배를 타고 일을 하러 나가는 아빠를 배웅하며 울지 않기로 한 약속이 무색하게 글썽이는 모모를 보니 안쓰러웠습니다. 아마도 어릴 적 부모님 두 분 모두 일하러 나가시고 혼자 집에 있었던 그 쓸쓸함이 갑자기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친구 없이 지내던 어느 날, 드넓은 들판에서 놀고 있는 어떤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모모는 그저 그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아이들은 모모를 끼워 줄 생각이 없었고, 게다가 한 남자아이는 할머니의 흉을 보며 모모를 밀어버렸죠. 저라면 상처를 받은 마음에 그 자리를 빨리 떠나, 다시는 그 아이들과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을텐데 모모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밀치고 할머니를 흉본 아이를 나무 막대기로 ‘딱!’하니 벌을 주었죠. 뭐가 되었든 폭력은 안 되는 거지만, 시비를 먼저 건 아이에게 그냥 당하는 것보단 당당하게 맞선 모모를 보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는 건 왜일까요?
아이들이 떠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예쁘게 생긴 한 아줌마를 다시 부둣가에서 만났습니다. 예쁘게 생긴 이 아줌마는 왜 자꾸 담배를 피는 건지...... 모모는 아빠가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못생겨지고 바보가 된다고 말해줬다고 전하며 아줌마가 결국엔 담배를 끄게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아줌마는 아줌마가 아니고 언니라고 하네요. 언니는 시골에서의 삶에 무료함을 느낀다며 뉴욕으로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언니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아빠가 탄 배를 그리며 만나게 되는 트리스탄 오빠와는 할머니 손에 끌려갔던 헤어샵에서 다시 만나면서 새로운 관계로 이어지기도 하고 할머니를 흉봤던 남자아이는 갑작스레 <드래곤 볼> 책을 빌려주기도 합니다. 친구를 원했던 모모에게 친구가 생겨가는 과정을 보며 마음이 말랑말랑 몽글몽글 해지더라구요.
그렇게 한꺼번에 몰려오는 행복에 기쁨으로 가득했던 어느 날. 갑자기 “오늘 밤은 우리집에서 자자.”고 하는 헤어샵 아주머니의 말이 너무도 이상한 그 장면을 끝으로 모모 1편이 끝이납니다. 세상의 편견 따위에 굴복하지 않고 언제나 씩씩한 우리 모모에게 무언가 큰일이 생긴 것 같아 걱정이네요.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분명 모모가 그 시련을 당당히 마주하며 이겨 낼 것 같은 믿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으며 모모 2편을 기다려구요.
모모를 만나며 간만에 그래픽노블을 읽었더니, 다시금 그래픽노블의 재미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그래픽노블에 푸욱 빠져있다죠. 여러분도 모모를 만나 그래픽노블의 재미에 푸욱 빠져보길 바라봅니다.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