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아하는 일은 분석할 수 없는 것, 그냥 그곳에 있는 것, 색이바래서 잊혀 사라지는 것이다.- P12
인생은 단편적인 것이 모여 이루어진다.- P17
이러한 단편적인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들은 단편적인 인생의 기록이 그대로 그 사람의 인생이라고 한다거나 그대로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운명이라고 일반화하고 전체화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P19
어떤 사람이든 다양한 ‘서사‘를 내면에 담고 있다.- P29
우리가 눈으로 보면서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P29
존재하는 것은 영원히 사라져 버리지만 다른 형태로 우리에게 남겨진다.- P31
이 세계에는 필시 무수한 헨리 다거가 있다. 그리고 헨리 다거와는 달리 발견되지 못하고 잃어버린, 헨리 다거 못지않게 감정을 뒤흔드는 작품이 무수하게 있을 것이다. 또 한 사람의 헨리 다거가 지금 내가 사는 이 동네에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곁에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헨리 다거의 존재를 둘러싸고 가장 가슴이 울컥했던 점은 헨리 다거라는 사람 자체라기보다는, 또 다른 헨리 다거가 늘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P37
사람들의 단편적인 인생에는 이모티콘을 많이 쓴 단편적인 서사가 있을 뿐이다. 문화적 가치관을 전도시켜 거기에서 예술적 평가를 끌어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숨겨 놓지 않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서사는 아름답다. 철저하게 세속적이고, 철저하게 고독하며, 철저하게 방대한 훌륭한 서사는 하나하나의 서사가 무의미함으로써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