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박미원님의 서재

아, 알겠다! 나의 고용주 바스케스 사장은 바로 ‘인생‘이다. 지루하고 불가피하고 고압적이며 속을 헤아릴 수 없는 인생. 이 진부한 인물이야말로 인생의 진부함을 의미한다. 겉에서 볼 때 바스케스는 나에게 모든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인생은 모두 겉으로 보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P24
그래, 예술, 인생과 같은 거리에 살되 주소는 다른 예술. 나를 삶에서 해방시켜주지만 산다는 것 자체에서 해방시켜주지는 못하고, 인생과 마찬가지로 지루하기 짝이 없으며, 단지 다른 장소에 있을 뿐인 예술.- P24
산다는 것은 타인의 의도대로 양말을 뜨는 일이다.- P27
완성을 미루고만 있는 우리의 작품이 형편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예 시작하지도 않은 작품은 그보다 더 형편없다. 무엇인가를 만든다면 적어도 남아는 있게 된다. 초라하지만 그래도 존재한다.- P29
꿈은 누구에게나 있으므로 차이가 있다면 꿈을 이루는 능력이나 꿈을 성취하는 운명일 것이다.- P31
신이 존재하는 존재하지 않든, 우리는 신의 노예다.- P34
어떤 이들은 세상을 지배하고, 어떤 이들은 그 세상이다. 어느 미국인 백만장자, 카이사르 또는 나폴레옹이나 레닌, 작은 마을의 사회주의 지도자 사이에는 질적 차이는 없고 양적 차이만 있다. 그들 아래에는 우리같이 눈에 띄지 않는 이들, 즉 경솔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학교 선생 존 밀턴과 방랑자 단테 알리기에리, 어제 나에게 우편물을 가져다준 배달원이나 잡담을 들려준 이발사, 바로 오늘 포도주 반병을 남긴 나를 보고 쾌차를 빌어주는 동지애를 발휘한 식당 종업원이 있다.- P37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