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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꼬의읽고싶은책장
  • 집행관들
  • 조완선
  • 14,400원 (10%800)
  • 2021-02-23
  • : 370

연재하고 있는 칼럼이 잘 안써져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역사학 교수 최주호에게 난데없이 걸려온 고교동창 허동식의 전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흐릿한 얼굴이다.

이런 식으로 끊어진 연을 들먹이는 부류에게

여러 번 곤란한 부탁을 받은 기억이 있는 최주호는

얼마간의 금액을 생각하고 약속장소에 나갔다.

그러나 그의 부탁은 예상과 달리

어느 인물에 대한 조사자료였다.

자신의 칼럼을 눈 여겨 보고 있었다며

이전 칼럼에 썼던 악명높은 친일파 자료를

준비해달라는 것이었는데 내용을 떠나서

허동식의 말투가 묘하게 찜찜한 최주호였다.

허동식에게 자료를 넘겨주고 얼마 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진다.

자신이 조사해 넘겨줬던 친일파 인물이 험악하게 살해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이 넘겨준 자료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기사까지 올라오자 마치 자신도 범행에 가담한 듯 한 기분에

최주호는 좌불안석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다시금 도착한 자신의 지난 칼럼의 인물 또한 살해당한다.

일련의 사건들과 허동식이 관련이 있으며

아무리 봐도 자신을 끌어들이려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최주호는

허동식을 찾아 나선다.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럼에도 최주호는 허동식의 마수에 걸려든다.

스스로를 집행관이라 칭하며

친일파, 정치인, 경제인 가릴 것 없이

국가가 방치한 범죄자들을 자신들 손으로 처단하는 무리.

국가기구 아래에서 일했던 자들과

티브이 출현도 하는 석학을 비롯,

다양한 지식들의 과격한 집행과정에 비해

철저하고 공정한 과정에 의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모습에 감명 받는다.

첫 집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곧이어 차례차례 다음 집행을 준비하는 이들.

다만 사연 있는 자들의 연계성이 너무 빤해서였을까.

명민한 검사 한 명의 출현으로

그들 조직구성원의 윤곽이 탈탈 털릴 위기에 놓인다.

결국 이들의 통쾌한 집행은 그리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와해된다.

집행관 일원이 되기 전 최주호는 허동식에게 묻는다.

지금 하는 일에 결말을 생각해 봤느냐고.

그런 생각 따위 해본들 무슨 소용이랴.

이런 일을 하고 해피엔딩이라니 너무 가식적일 것 같다.

다만 그 끝이 하루라도 멀게 있기만을 바라지 않았을까.

분통터지는 사건이 많은 요즘 사회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곳이 없어 묻지마 범죄라도 저지로고 싶은 자가 있다면

기왕이면 사회의 악을 하나라도 처단하는 쪽을 고려해줬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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