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언제부터인가 뭐든지 큰 게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다.
골목어귀마다 있던 구멍가게가 사라지고
프렌차이즈 커피숍과 식당은 물론이고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편의점조차 대형화가 대세다.
동네문방구, 동네서점이 사라지면서
동네사랑방 역할을 하며
남도 친척이 되는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어느덧 사어死語가 된지 오래.
작은 땅덩어리 민족이 왜 대형마케팅에 빠져들었는가.
그것은 익명에 의한 익숙함이 아닌가 싶다.
어느 지역을 가든 그곳이 처음 가는 매장일지라도
동일 프렌차이즈에 가면
주문부터 서비스까지 어리바리하지 않아도 된다.
익숙한 매장인테리어에 다소 안심할 수도 있다.
큰 매장에 가면 다소 헤매더라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에
아무렴 어때하는 느긋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어찌나 간사한지...
남들 다 하는 거 다해보고 싶으면서도
나만 알고 있는 공간을 원한다.
익명성에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나만은 특별대우받길 원한다.
작은 땅덩어리를 휩쓴 대형공격 속에서
슬금슬금 작은 가게들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책 읽는 사람들에게 자주 전해지는 재난뉴스로
대형서점의 횡포와 동네서점의 실종소식이 있다.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케팅에 동네서점이
멸종되는 건 아닌지 우려했으나
이런 시대이기에 나타날 수 있는
유니크한 작은 동네서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은 그저 책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는
의식이 투영된 공간이 탄생하고 있다.
책을 파는 사람의 생각이 눈에 보이고
그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동네서점이야말로 취향과 취향을 나누는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는
스토어의 종류와 그에 맞는 공간구성법,
식당, 커피숍, 서점 등 다양한 업종의 매장에
녹아든 그들만의 취향투영법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 중에 내가 동네서점에 꽂힌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 이런 거 저런 거를 해보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좀 더 구체화되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언제나 내 취향을 팔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