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그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이 문장은 바로 은한 작가님의 삶을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한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년간 도전한 임용고시에서 낙방하며, 그녀는 큰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한 상실감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단 1년만이라도 내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보자." 그렇게 고운 한복을 입고, 해금을 손에 든 채 거리로 나선 것이 그녀의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 또한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전공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부 권위 있는 이들에게 무시당하고, '딴따라'라는 편견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렵고 불안정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도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한님은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결코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과, 자신을 향한 믿음이 그녀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인생 이야기에 그치지 않다고 생각이 듭니다. 은한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 사회가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는 삶의 방식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게 됩니다.
은한님이 느꼈던 깊은 좌절은, 어쩌면 전부’라고 믿었던 세계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때의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어른들은 종종 아이들에게 경주마처럼 앞만 보게 만드는 안대를 씌웁니다. 물론, 그 마음속에는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정해 놓은 ‘좋은 것들’만을 기준으로 삼고, 그 틀 안에서만 살아가게 만든다면, 아이들은 결국 그 틀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 틀 안에서 실패했을 때, 그것을 곧 인생의 실패로 여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같은 사회적 기대와 제한된 시야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나 자전적 이야기 그 이상입니다.
혹시라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삶의 기준과 길에 지쳐버린 누군가가 있다면,
혹시라도 인생의 끝이라 느끼며 두려움에 멈춰 서 있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이 새로운 시작을 향한 용기를 건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