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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학자의 반야심경 해설
  • 현오
  • 18,000원 (10%1,000)
  • 2026-01-20
  • : 240

현오 작가의 공학자의 반야심경 해설은 오랫동안 반야심경을 읽고 마음의 평안을 찾아온 나에게 매우 신선하고 깨달음을 도와주게 해주는 책이다. 불교 경전 중에서도 가장 짧지만 우주의 모든 진리를 담고 있다는 반야심경은 읽을 때마다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늘 새로운 해설서를 자주 찾아봤다. 보통 스님이나 불교 철학자들의 해설서를 주로 읽어왔는데 원자력 발전소와 최첨단 가속기를 설계한 엔지니어가 35년간 화두를 들고 정진하며 쓴 책이라는 소개는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세상을 만드는 가장 단단한 논리 공학과 세상을 비우는 가장 완전한 지혜 공이 교차한다는 문장은 이 책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반야심경이 말하는 스스로를 해체하는 과정과 머무름 없음의 지혜가 단순히 산사에서만 통용되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치열한 공학 프로젝트 현장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고백이 흥미로웠다. 세속적인 삶과 수행의 길이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온몸으로 증명해 낸 작가의 궤적은 일상 속에서 불교의 지혜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제법공상이나 불생불멸에 대한 해석은 무척 명쾌했다. 파도는 일어나도 바다는 변치 않는다는 비유를 통해 끊임없이 요동치는 내 마음의 풍파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본래의 텅 빈 자리를 바라보게 해주었다. 특히 심무가애와 무유공포 즉 마음에 걸림이 없고 두려움이 소멸하는 경지를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공학자의 언어로 풀어내니 그동안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던 깨달음의 단계들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성적인 논리와 직관적인 통찰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또한 부록으로 수록된 심화 해설 파트는 반야심경을 진지하게 공부하려는 독자들의 지적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 독경과 사경의 올바른 수행법부터 오안과 사구계 그리고 무득과 정식에 이르는 깊이 있는 교리 해설은 불교를 공부해 온 나에게도 아주 훌륭한 길잡이가 되었다. 일과 수행의 통합을 꿈꾸는 현대인이나 팍팍한 현실 속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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