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김효민님의 서재
  •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 아가타 투신스카
  • 12,150원 (10%670)
  • 2022-01-12
  • : 272

너무 오랜만에 만난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림책이지만 어린이가 읽을 법한 그림책은 아니었습니다. 어린이가 읽기에는 다소 내용이 어렵고, 분위기가 어둡습니다. 이 책은 세계 2차대전 직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유대인 '조시아 자이칙'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두 살이 채 되지 않았을 때 가족과 게토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독일인의 눈을 피해서 엄마는 조시아를 지하실에 숨겼고,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엄마와 외롭게 보내야 했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지하실에서 살아야 했던 그녀에게 세상을 겪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엄마는 조시아에게 바깥 물건(나뭇가지, 인형 머리 등)이나 먹을 것을 가져와 조시아에게 알려주곤 했습니다. 그 외에도 계산하는 방법이나 예쁜 노랫말, 자수하는 방법 등 다양한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엄마는 조시아가 세상과 단절되지 않게끔 무척 노력했습니다.

엄마는 먹을 것을 구하러 밖에 나갔다 오시는데, 가끔 그 외출이 길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조시아는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라고 자신을 위로합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조시아와 조시아의 엄마가 정말 안쓰러웠습니다. 엄마가 조시아에게 쏟아부은 애정을 알기에, 조시아가 엄마를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알기에, 그들의 이별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엄마는 조시아의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조시아에게 준 '주지아'라는 인형만이 그녀에게 "엄마는 언제나 돌아와"라고 위로해주는 것 같습니다.

전쟁의 피해자인 그녀는 이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을텐데, 그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더욱 현장감있고, 깊게 빠져들었습니다. 분량이 그리 길지 않고, 그림책이라서 집에서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책을 소리내서 읽어볼 일이 없는데, 소리내서 읽으니 더 집중해서 읽은 것 같아요. 세상을 경험하지 않은 조시아에게 엄마는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하며 책을 마무리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