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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첫날,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을 관람하고 왔다. 최근 관람했던 《옵세션》에 이어, 이번 작품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밀라요보 비치 주연의 좀비 대서사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기원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브라이언’은 타인의 장기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특수 직종의 의료 택배 기사다. 종합병원에 장기를 전달하던 그는 전담 간호사로부터 라쿤 시티 병원까지 치료제를 운반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추가 급여에 혹해 라쿤 시티로 차를 몰던 중, 도로에 서 있던 한 여성을 차로 치는 사고를 낸다. 그 여성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좀비에게 물린 감염체였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감염된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경찰차가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브라이언은 이를 눈앞에서 목격한다. 숨진 경찰의 무전기를 가까스로 작동시켜 보지만 거센 눈보라 탓에 연락이 끊기고, 감염체 여성은 브라이언을 쫓기 시작한다. 차 엔진마저 고장 나자 근처 저택으로 대피한 그는 그곳에서 샷건과 총알을 발견하고, 좀비를 피하며 라쿤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영화는 라쿤 병원 실험실 사고로 감염체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상황과, 이를 연구하던 엄브렐라 코퍼레이션과의 접촉 등으로 인해 브라이언이 라쿤 병원으로 향하는 일대기를 조명한다. 주인공 브라이언은 매우 연약하고 착하지만 다소 어리숙하다. 군 출신이 아니기에 총구를 사람에게 겨누거나 제때 총을 작동시키지 못하고, 자물쇠 하나를 여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극한의 공포 속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관객들은 답답할 수 있지만, ‘라쿤 시티’라는 영화적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현실적인 설정이다.

 

이 영화는 《레지던트 이블》의 홍보성 성격이 짙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무관심’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브라이언이 장기와 치료제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의사, 간호사, 연구원 등 주변 인물들은 그의 존재나 안위에는 무관심한 채 오직 자신들의 업무와 목적 (장기, 치료제)에만 몰두한다. 이러한 냉담한 시선 속에서 브라이언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임신을 원하는 여자친구 케이티라는 개인적 동기를 안고 라쿤 시티에서의 사투를 이어간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3.5점을 주고 싶다. 상업적 대작을 노린 영화는 아니지만, 《레지던트 이블》의 서사와 주인공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도움이 된다. 원작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팬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게임 내 저장 체계인 ‘타자기’ 등 원작의 배경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FPS 장르 특유의 1인칭 카메라 시점을 구현한 연출도 돋보인다. 절대적인 능력자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브라이언이 좀비에 맞서 라쿤 병원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영화는 인간의 무관심이 초래한 결과를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원작을 이해하고 있는 관객은 물론,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다만 곳곳에 또는 점프 스퀘어 (갑툭튀) 요소가 많으니 심약자는 관람 시 주의가 필요하다.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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