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칼의 노래...
그의 칼은 복수의 칼이 아니다.
철저히 죽음의 무상함을 가르는 칼이다.
허무함에 저항하는 듯 그의 칼은 울고 있다.
칼의 노래는 지혜의 노래가 아닌
상실의 노래이다.
찾을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보이지 않는 무상함을 끊임없이 베어야만 한다.
보상할 수 없는 깊은 한숨을
끊으며,
위대한 장군 이순신의 고뇌를 새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허상을
베어야 하는 것이 숙명인양
받아들이고,
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 목숨을 걸고 버틴다.
그것이
그가 찾은 칼이 주는 본능을 달래는 유일한 길이다.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달래는 듯
이 소설은 살아있음과 죽음을 가르는 무상함을 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