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Stanislav Bunin, "Live at the studio 106, Maison de la Radio France Paris on January 15, 1987"[CDSMBA109], Belle âme, 2023(이하 ‘1987년 프랑스반’이라고 약칭.)을 접한 계기는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저번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zazaie/223034077437
이 CD 관련해서 일종의 이벤트로 알라딘에서 최초로 음감회를 하였다고 한다.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46852
음감회라... 참신하여 웃기다가도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를 네이버에 검색을 하니, 우연히 그 후기를 찾았다.
https://blog.naver.com/ssal_o0000/223050461183
블로그에 후기 쓰신 쌀벌레님과 댓글을 나누면서 이웃도 맺고,, 한편 이 CD에 대해 여러 의문점이 있던 나는 음감회를 주최하신 분과 대화를 하고 싶었고, 여러 수소문이 물고 물어 마침내 4월 3일에 주최자 분께 와 닿아 전화를 할 수 있었다.
주최자 분은 알고 보니 음반사 대표님이셨다. 그 음반사는 ‘Belle âme(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영혼’)’라고 불린다. 대표님의 사모님께서 지으셨다고 한다. 희귀한 음원을 찾아 CD를 알라딘에서만 발매를 하신다고 한다.
음반을 업으로 하시는 분이라, 우연히 S. 부닌의 음원을 찾으시고 과거에 부닌의 내한공연 보신 경험, 스푸트니크(Sputnik)에 사진을 고르시는 계기, 음반 소개글(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올해 부닌의 도쿄 리사이틀에 가셔서 CD를 주실 거라는(ㅋㅋㅋㅋㅋ) 이야기,,, 이야기를 하다 보니 1시간 45분씩이나 지나갔다. 간만에 새로운 세계를 일면 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이 음반은 4월 30일 새벽에 받아서 들을 수 있었다.
S. 부닌에게 1987년은...
이 음반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고, 한편으로 아쉬움도 있다. 이를 두서없이 느낌 닿는대로 서술해보겠다. ㅋㅋㅋㅋ
우선 음반 사진이 참 인상 깊다. 2013년 이후 S. 부닌(Stanislav Bunin, 러시아인, b1966~)이 연주 활동을 중지한 이유 중 하나로 그의 어머니, 루드밀라 부니나(Liodmila Bunina, 러시아인, ?~2013)의 죽음에 대한 충격이라고 NHK BS4K 또는 “BSプレミアム(Premium)” 채널 “그래도 나는 피아노를 친다(それでも私はピアノを弾く)” 방송에서 밝힌 바가 있다. 음반사 대표님은 이를 의식하지 않았지만, 사진을 잘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주지하듯이 S. 부닌은 1985년 제11회 쇼팽 국제 콩쿠르 1위 수상자다. 이후 1987년은 S. 부닌이 또 다른 프로그램 레퍼토리를 완성한 때이기도 하다.
그 프로그램은 1987년 독일 뮌헨 피아노 여름에 선보인다. 이후 8월, 도쿄에서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zazaie/222951352119
여기서 C. 드뷔시를 제외하고, F. 쇼팽의 몇 소곡을 덧붙여 12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녹음하였다. 이는 다음의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zazaie/222973248505
그렇다면 이번 메종 드 라 라디오 에 드 라 뮤지크(Maison de la Radio et de la Musique)에서의 '1987년 프랑스반'은 1987년 1월 15일의 음원이니, 앞전의 프로그램이 처음 손 보인 라이브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CD는 총 2개로, 음원 구성은 다음과 같다.
CD 1
T1 F. 쇼팽, 녹턴, Op.27의 2번(1835)
T2 , 즉흥곡, Op.29(1837)
T3 , , Op.51(1842)
T4 , 마주르카, No.19, Op.30의 2번(1836~1837)
T5 , , No.34, Op.56의 2번(1843)
T6 , , No.38, Op.59의 3번(1845)
T7 , , No.41, Op.63의 3번(1846)
T8 , 폴로네이즈, Op.61(1845~1846)
CD 2
T1 C.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L. 75(1890~1905), 프렐류드(Prélude)
T2 , , 미뉴에트(Menuet)
T3 , , 달빛(Clair de Lune)
T4 , , 파스피에(Passepied)
T5 , 영상 제1권, L. 110(1904~1905), 물에 비치는 그림자(Reflets dans I' eau)
T6 , , 라모를 찬양하며(Hommage à Rameau)
T7 , , 움직임(Mouvement)
T8 , 아라베스크, L. 66의 1번(1888~1891): 이 음원만 음반사에서 공개하였다.
https://youtu.be/pOe5n5oyYEM
T9 F. 쇼팽, 왈츠, Op. 18(1833)
T10 , , Op. 64의 2번(1846~1847)
T11 , , Op. 64의 1번(1846~1847)
누구나 피아노를 연습할 때 처음에 완성한 곡은 정교하고, 자세하다. 그런데 완곡이 익숙해질수록 그 익숙함에 젖어서 완숙미를 보인다. 다만 이 모두 실수를 피할 수 없다. 이 말은 프랑스반에서도 유효하다고 본다. 드뷔시 파트에서 실수가 연발하여 아쉽기도 하였다.
그리고... 녹음 장소는 육안 상 보면 커 보이고, 좋아 보이는데... 음질이 아쉽다. 필자는 취침할 때 항상 음반을 틀고 자는 버릇이 있다. D Acoustics Alto+를 쓰는데, 보통 음반을 틀면 볼륨 4~5로 하여도 충분하다. 그런데, 이 음반은 8~9로 해야 4~5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저음부가 정확하고, 시원스럽게 들린다기 보다 두들겨 패는 듯한 소리이다... 박수 소리가 끊임없이 나와서 실제로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 너무 남발한다는 생각도 하였다. 계속 듣다보니 장소에 비해 좀 박수 소리가 크게 웅장하지 않은 것 같다... 좁은 곳에서 연주하였는가...
CD2의 T8~11은 앙코르 연주인데, T8을 제외하고 전부 왈츠이다. 이는 1986년 왈츠 전곡을 연주한 부닌이 선곡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왈츠는 정말 명연이다!... T9를 제외하고 T10~11의 Op. 64는 진짜 198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Op. 34의 3번을 광속 연주한 것이 안 떠오를 수 없다. 이는 밑의 링크에 남긴다.
https://youtu.be/GeqVjcuEWLA
결국...
이상에서 S. 부닌의 1987년 프랑스반에 대한 소회를 풀었다. 1988년 서독으로 망명가기 전에 S. 부닌의 피아니즘을 감히 말하자면 루바토, 템포완서(緩徐), 리드미컬함, 발랄함을 주는 페달링인데, 필자는 이를 ‘S. 부닌의 진솔함’이라고 하겠다. 그 ‘진솔함’이 아주 돋보이는 연주이고, 그것을 다음 음반이 아닌가 생각된다.
뜬금 없지만... 이 음반에 대해 일본에서도 광고를 하던데... S. 부닌을 포함한 일본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 허어... 이렇게 한국에서 나름 분석하고,, 하는데... 정작 올해부터 개최될 S. 부닌의 일본 전국 투어를 못가다니... 지금의 상황이 원망스럽기 이를 데가 없다... 언젠가는 진짜 죽기 전에 꼭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