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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zaie의 독서일기
  • 한국과 타이완에서 본 식민주의
  •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외 엮음
  • 34,000원 (340)
  • 2018-08-23
  • : 109

공교육에서의 한국사는 '정해진 서사'가 있습니다. 과거의 '국사'나 현재 '역사', '한국사'에서 식민지시기를 보면 일제의 억압과 수탈(한 때는 개발) 그리고 식민지조선의 저항... 대학교의 사학과 커리큘럼을 보면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이렇게 배우고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제가 과연 당연할까...... 

위의 당연함이 아니라는 것을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타이완 중앙연구원 타이완사연구소 편(박찬승 외), 『한국과 타이완에서 본 식민주의』, 한울, 2018이 증명시켜줍니다. 이 책은 전문서적으로 '정해진 서사'에서 벗어난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는지 크게 3가지 이유를 밝히겠습니다.

첫째는 식민지기 타이완(臺灣)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타이완은 그 섬의 원주민과 소수의 한인(漢人)들로 구성되다가 17세기부터 한인이 많이 이주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시모노세키(下關) 조약으로 중국의 영토에서 분리가 되어 일본에게 할양됨으로써 식민지가 됩니다. 이후 카이로 선언(1943), 포츠탐 선언(1945)에 근거하여 1945년에 중화민국에 이양되었고 국민당 정부군이 입성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 10월 25일에 일본군이 항복하면서 광복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1947년 이른바 '2·28 사건(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담배를 파는 노점상 여성과 탈세품을 적발하던 전매국(專賣局) 직원 사이의 다툼에서 직원이 항의하던 민중을 향해 발포하여 한 사람이 죽었다. 그 이후 타이완 곳곳에서 관공서를 습격하고 중국 대륙 출신자를 폭행하는 움직임이 확산되었다.)' 이후 국민당은 타이완인을 무력 탄압하였고, 국·공내전에서 패하여 중국에서 밀려난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은 타이완에 국민당정부를 수립합니다. 타이완 국민당정부는 냉전 때 아메리카의 동아시아 정책으로 아메리카 진영에 합세하나, 냉전이 와해되면서 중화인민공화국과 국교를 맺은 나라들과 거리를 두었고, 국제사회로부터 국가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린만훙(林滿紅), 「양안(兩岸) 역사 관계의 오해와 이해」, 정문길 외 편, 『주변에서 본 동아시아』, 문학과지성사, 2004, 구보 도루(久保亨), 강진아 옮김, 『중국근현대사 4-사회주의를 향한 도전(1945~1971)』, 삼천리, 2013(『中國近現代史-社會主義えの挑戰: 1945~1971』, 岩波書店, 2011.) 참고.). 이러한 과정으로 동아시아에서 소외된 나라 중 하나인데, 다행히 이 연구서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때 한국과 타이완의 식민지 '모국'은 일제였기에 비교의 대상으로 적절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식민지기 때 타이완에 대한 통사적 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어렵습니다.

둘째는 단순 정치·경제에서 벗어난 주제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만주국에서의 조선인과 타이완인, 공창 제도, 교육,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역사 등(여기서 소현숙, 홍양희, 윤해동, 정혜경은 타이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식민지의 역사상을 새롭게 조명하였다.) 교과서적 지식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그리고 오늘날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주제와 시각의 연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셋째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족보의 존재와 재생산, 성평등, 우리가 모르는 식민지의 또 다른 피해자, "신식민지주의"(니시카와 나가오(西川長夫), 박미정 옮김, 『新식민지주의론』, 일조각, 2009(『〈新〉植民地主義論-グローバル化時代の植民地主義を問う』, 平凡社, 2006.)에서 니시카와 나가오는 글로벌화는 제2의 식민지주의, 현재 세계는 식민지 없는 식민지주의, 국민국가는 식민지주의의 재생산장치라고 하며 "신식민지주의"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교육의 방향 등등 역사에서 주는 문제의식을 교훈 삼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제의식과 과제를 주는 이 책!...... 읽어볼만하지 않나요?

‘트랜스내셔널 인문학‘(9쪽.)

"호적, 국적, 국가의 상호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현재까지 쟁점이 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의 역사적 기원을 되짚어봄으로써, 앞으로 관련 문제를 거론할 때 어떤 요소를 고찰해야 할 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33쪽.)

"‘민족적 전통‘으로서의 동성동본금혼제의 출현에는 조선 시대 이래의 종법주의적 가부장제의 역사뿐만 아니라 식민주의와 민족주의, 근대주의가 교했던 일제하 식민정치의 흔적이 남아 있다."(90쪽.)

"‘불량 교원‘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212쪽.)

"아직 끝나지 않은 전후"(295쪽.)

"타이완의 학자 천광싱(陳光興) 등은 미국 문화가 전 세계 자본주의에 침투하는 것에 주목해 ‘차제국주의(次帝國主義, sub-imperialism)‘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냉전 시기 미국의 원조가 본질적으로 과거 식민 행위의 논리와 차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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