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문학과지성사, 2012(열림원, 2003.)는 이성복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입니다. 끝없는 전공 공부로 갈수록 감성이 메말라 가는 것을 느낀 저는 주변으로부터 매정하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얼마나 매정하였으면...! 이에 위기감을 느끼고 이 시집을 구입하였습니다.
프랑스의 유명 시들을 읽으며 시인의 언어로 해체하고, 때론 은근슬쩍 인용하며, 이해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시작노트(詩作NOTE)같은 느낌의 솔직함이었습니다. 주제는 일상 그 자체인데,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로테스크하기도 하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다시 시집을 읽으니 정신적 고향에 머물며 감성을 풍부하게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시집의 일부를 은근슬쩍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세상에 의미심장한 의문을 던질 뿐이었습니다...
"다시는 속지 않겠다고. 끊을 수 없는 것을 끊겠다는 집념의 어리석음"(104쪽.)으로 "오늘 밤도 고요함은 계속될 것 같아 보인다."(49쪽.) 그래서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 삶은 꿈"(30쪽.)인 것인가!?
"우리가 말하기 전에 말은 제 빛깔과 소리를 지니고 있었다."(11쪽.)
"사람 사는 세상에도 어김없이 통하는 야비와 비겁의 신비"(51쪽.)
"그 순간은 참 길었다"(28쪽.)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삶 깨기 전에 삶은 꿈이다."(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