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시집을 읽었지만 이성복, 『아,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사, 2003만큼 어려운 시집이 있을까 생각하였습니다. 그의 다섯 번째 시집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해설도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시집 전체에서 풍기는 그로테스크함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부터였을까요......시집을 읽던 열정과 감수성이 정말 메말라서 못읽어냄을 인정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 후 한 5년간 시집을 읽지 않았습니다......
"붉은 해가 산꼭대기에 찔려 / 피 흘려 하늘 적시고,"(11쪽.)
"좀처럼 달이 뜨지 않는 그런 밝기의 / 이별을 당신은 바랐던가요"(34쪽.)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 가득한 것들"(63쪽.)
"여태 살았지만 / 언제 살았다는 느낌 한번 들었던가"(1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