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한 2008년부터 자주 챙겨 구경 갔던 블로그가 있었는데 그 블로그의 주인장께서 극찬하신 책이라 꼭 읽어봐야지 하고 샀던 책이었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한마디로 '잘 쓴 문학작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는 것이었다. 소설 자체는 136p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은데 그 길지 않은 소설 안에 작가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담고 있다고 적어도 나는 생각한다. 그 '정확하게'라는 것이 단순히 작가의 생각을 '내가 이렇게 생각해!' 라고 주입 시켜 놓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장치들을 사용한다. 단적으로 존재만으로 특이한 주인공 뫼르소라던지. 주인공 자체를 평범함과 거리를 둠으로서 알베르 카뮈가 얻어낸 효과는 상당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뫼르소가 장례식장에서 보인 어머니의 죽음에 울기는 커녕 슬퍼한 기색조차 없는 행동에 대해서 나는 그렇게까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느낄 것이냐에 대해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면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 아버지도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으신 장본인이시기 때문이다. 글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가지기에는 너무 어렸기는 하지만 확실히 우리 아버지가 울지 않으셨다는 것. 또 감정히 절제될대로 절제되어 있었다는 것은 다른 의견이 올라올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주인공 뫼르소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남자들은 다 이런 태도를 보이나?'라는 생각을 가지며 읽은 것 또한 사실이다.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주인공이 하는 생각이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뫼르소가 이런 생각을 할 만 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재판 과정에서 뫼르소가 받는 스트레스는, 또 직전의 사제와 있었던 일은 뫼르소의 심리를 극도로 몰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뫼르소가 동정을 조금이라도 재판관들과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뫼르소는 정말 특이한 사람이긴 하다.
그러나 이런 부조리, 혹은 모순이라고 말하는 사회의 편견과 보고싶은 것만 보고 싶어하는 그들의 행태를 동정심에 호소하려는 주인공과 함께 두었다면 이 책은 고전으로 읽히기 보다는 그저 그런 흔한 책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이방인 속 등장하는 사람들. 특히 뫼르소의 유죄와 아마 사형이라는 형을 요구하는 검사의 주장 혹은 행동들을 보고 있자면 2014년 현재도 얼마나 같은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굳이 이런 사회적인 이슈의 범죄 뿐 아니라 좌와 우로 나뉜 사람들의 주장 또한 그렇다. 전혀 상관 없는 것을 들먹거리며 "너 이런 사람이잖아!"를 외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의미에서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당대를 뛰어넘어 미래, 과거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진리 혹은 현상을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정리해보자. 이방인은 잘 쓴 소설이다. 찬찬히 읽어보고 곱씹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이런 책을 읽고 머리가 깨어질 수 있다면, 아니 머리에 바람이라도 들어간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인간의 머리만큼 딱딱한 것도 없는데. 박수를 쳐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