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이 더 힘빠지게 할 때가 있다.
격려 한 마디가 힘보다 부담감을 더 할 때가 있다.
나는 차라리 아무 말 안 하고 바라봐 주었으면 할 때가 더 많았다.
타인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나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었다.
기대가 커질수록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스스로에 대해 기대를 품고 있던 사람이었다.
저자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김연아가 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환멸을 느끼며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다니면서 일상 속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소중함을 얻는 것을 보고 있으니
나도 같이 그 여행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했다.
저자는 자신에게 있는 결점을 감추지 않았다.
그 결점은 저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것을 감추는 대신에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성찰하는 자세에 감동을 받았다.
저자의 여행 과정을 내가 살아온, 아직 길지 않은 역사에 빗대어 본다면
나는 내 여행을 하는 동안 지나쳐간 사람들과의 이별을 늘 잊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을 겪은 사람들에게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책 중에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만큼은 그 사람에겐 내가, 나에겐 그 사람이 전부라고 하였다.
이 말이 마음 속 한켠에 풀지 못한 그리움이라는 응어리를 풀어주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일 뿐 다시 못 볼 수도 있지만 그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고 다시 연락할지의 여부도 모르지만 중요한 건 늘 현재이다.
또한 앞으로 내 인생의 여행을 동행할 사람들이 더 있다.
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 is no more
평범한 삶과 고상한 사고를 지향한다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명언이다.
꼭 명성을 얻어야만, 어떤 분야의 1인자가 되어야만 행복한 건 아니다.
그걸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 그 중 한명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다.
욕망을 줄이고 인식하지 못했던 행복에 대해 깨닫는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점을 일깨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