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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wls6284님의 서재
  • 제인 에어 1
  • 샬럿 브론테
  • 10,800원 (10%600)
  • 2010-03-19
  • : 545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이츠헤드 저택에 있는 ‘붉은 방’이 상징하는 것은?

『제인 에어』는 제인이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며, 제인은 후에 자신의 이야기를 연대기별로 자서전을 작성한다. 이는 글쓰는 여성 주인공과 이성을 상징한다. 반면, 혼절은 이성적/합리적인 사고가 멈추는 것이다. 고전 로맨스에서는 혼절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발동하게 된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기계장치의 신’을 의미한다. 하늘에서 내려와 고조된 갈등을 해결하는 신을 의미하며, 플롯 외부에서 문제해결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제인 에어』에서 혼절은 두 번 일어나는데, ① 붉은 방에서 혼절 ② 결혼식 전 전 날 혼절이다. ① 붉은 방에서 혼절을 먼저 살펴보면, ‘붉은 방’은 리드 외삼촌(가부장이자 제인의 외삼촌)가 죽은 방이다. ‘붉은 방’은 가부장이 존재한다는 상징을 보여주며, 이 방은 외삼촌이 죽은 공간이자 시체의 보호공간이다. 이 곳은 일상적인 공간이 아니라, 신성시되는 공간으로 두려움과 제의의 공간이다. 이 때 제인이 거울을 보고 기절하는데, 거울은 자신을 마주하게 하는 도구에 해당한다. ② 결혼식 전날 혼절은 버사를 마주치고 혼절하게 된다. 결혼식은 가부장제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제2의 버사가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 때 버사의 얼굴을 맞이한다는 점은 제인의 미래를 보는 것과도 같다. 이 두 번의 혼절은 모두 가부장제에서의 “경고”를 뜻하며, 제인이 가부장제의 억압을 충분히 감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수많은 타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제인의 이야기는(『교수』보다 훨씬 더 명확하고 극적으로) 감금과 탈출의 이야기이자 확실한 여성 교양소설이다. 제인이 성숙한 자유라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해 어린 시절의 감금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칠 때 부딪치는 여러 문제-억압(게이츠헤드에서), 굶주림(로우드에서), 광기(손필드에서), 추위(마시엔드에서)-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모든 여성이 직면하고 극복해야만 하는 곤경의 징후다. 제인이 맞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로체스터가 아니라 그의 미친 아내 버사로, 제인과 버사의 대면이 이 책의 핵심 대결이고 만남이다. 이 대결과 만남은 프랜시스 크림즈워스가 루시아에 대해 가졌던 환상처럼 제인 자신의 섹슈얼리티와의 대결과 만남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감금된 ‘굶주림, 반항, 분노’와의 대결과 만남이며 자아와 영혼의 내밀한 대화이다. 앞으로 보겠지만, 이 대화의 결과가 이 소설의 플롯이며, 여기에 로체스터의 운명과 제인의 성숙이 모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샌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 『다락방의 미친 여자』, 북하우스 퍼블리셔스, 2022

이 소설의 출간 시기를 고려할 때 제목과 시점이 함의하는 바는?

이 소설의 플롯은 제인이 과연 버사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제인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로 남지 않을 수 있을까-이다. 로체스터의 구원과 제인의 성숙은 제인이 후에 글을 씀으로써 증명이 된다. 이 소설의 서술자는 제인에어로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시간 순서대로 서술하고 있다.

‘버사’는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 모티프가 차용되었다. 푸른수염의 첫 번째 아내 이야기는 시체 있는 특정 방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였으며, 처음 아내가 본보기가 된다. 이러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버사, 푸른 수염의 아내, 세헤라자데 등으로 남편이 정한 금기 속에서 미치거나 죽을 위기에 처한다. 버사는 제인의 무의식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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