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사생아들
정지게 2026/08/1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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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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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 2026-07-19
: 600
묵직한 두 개의 질문을 먼저 던져본다.
"인간은, 왜 이토록 연약한가"
"나는, 내 과오를 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소설가이자 문화 기획자인 홍선기 작가의 세계문화전집 시리즈 3권은 책 말미에 위와 같은 질문을 활자로 새겨 놓았다. 옅은 노란색 양장본 표지를 펼친다면 습관처럼 맨 첫장을 볼 일이 아니다. 거꾸로 읽어보라. 뭔가 묵직한 것이 머리와 가슴을 채우는 듯하다.
제3권은 '거장의 사생아들'이란 소재를 갖고 이야기를 펼쳐 간다. 이전 두 권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소설가와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매칭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와 프랑스의 화가 르누아르가 주인공이다.
톨스토이는 기독교 세계관 아래 '인류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소설로 녹여냈다. 흔히 환희의 화가로 불리는 르누아르는 가장 행복한 얼굴을 많이 그렸다.
처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르누아르의 그림이 13~39쪽까지 연재되어 있다. 책을 읽는다기보다 미술관 한 켠을 천천히 걷는듯한 느낌이 든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르누아르의 매력이 양장본의 가치를 더해준다.
문화전집시리즈의 장점은 엮은이의 세밀한 통찰-소설가와 화가를 매칭해서 공통점을 찾아내는-뿐만 아니라 친절한 길라잡이 콘텐츠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책 서두에 책을 읽을 때 곁들이면 좋은 클래식들을 소개한다. 음반을 구하기 어렵다면 너튜브 등을 활용하면 될 일.
책 속에 소개된 화가의 작품들이 어느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지는 400쪽부터 찾아보면 된다. 화가 이영은이 그린 르누아의 사생아 딸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의 초상화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379쪽을 보라. 르누아르는 잔을 자기 곁에 두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그림에도 잔은 등장하지 않는다.
고단한 삶을 살았던 사생아 잔은 단 한 장의 사진만 남았고, 화가 이영은이 담백하게 그렸다.
기회가 되면 책이 아닌 원화로 보고 싶다.
문화전집시리즈. 벌써 4권이 기대된다.
*** ***
같은 시기 러시아에서 톨스토이가 자신을 세계적 작가로 만든 소설을 버리고 신앙과 도덕의 글로 돌아섰듯이, 르누아르 또한 자신을 거장으로 만든 인상주의를 버리고 고전으로 회귀했습니다. (353쪽)
평생 행복한 얼굴의 여자아이와 소녀를 수백 점 이상 반복해서 그린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일상의 행복을 포착한 거장이자 기쁨과 환희의 화가로 불리는 그가 가장 그리고 싶었던 건, 아니 그렸던 건 누구였을까요? (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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