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정신과 육신의 건강, 재정 상태의 건강, 가족과 친구, 동료 등의 인간관계, 시간과 돈을 들여 몰입할 수 있는 일과 취미 등등... 이런 것들을 별탈 없이 누릴려면 건강은 물론 적정한 수준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 주어야 한다. 돌이켜 보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면서 피할 수 없는 부부 싸움의 요인은 한없이 가벼운 지갑이 아닌 적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읽은 책 '삶을 부유해지는 단순한 재정원리'는 조금은 특별한 제안을 한다. 저자 밥 로치티가 주제별로 본인의 경험과 주장을 설명하는 중간 중간에 아내인 린다가 첨언을 한다. 이 구성이 특별한 것은 저자의 주장이 이론과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부자(!)인 아내가 증명해 준다는 점이다. 저자가 경제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고통스러웠을 아내 린다는 또한 남편인 저자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을 응원했다.
저자 밥 로치티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성공에 대한 보장은 없었다. 책에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지만 분명 저자에겐 컨설팅이나 콘텐츠 생산과 독자와 소통하는 탁월한 역량이 있음이 분명하다. 저자는 15년 넘게 풀타임 블로거, 팟캐스터, 재정 코치로 활동했다. 이것이 저자의 수입원이 되는 새로운 직업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저술 작업도 시작했다. 이 책 '단순한 재정 원리'도 그 작업의 산물이다.
저자는 제안한다. 독자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 돈 관리 21일(3주) 프로젝트를 시작하도록 부부가 같이 독려한다. 그만큼 저자 부부는 자신들의 경험을 3주 프로젝트로 정리한 4가지 재정 원리에 자신 있어 한다. 그 이유를 책을 읽다보면 금새 알 수 있다. 뒤(?)를 봐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궁금하지 않은가? 스포일러가 될 순 없어서, 직접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무리 뒤를 봐주는, 그리고 앞에서 이끌어 주는 존재가 있다 해도 내(독자)가 직접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진정한 재정적 자유를 성취하고 영원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삶을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자는 4가지 핵심 주제를 제시했다. 1단계 :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저축하라. 2단계 :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벌어라. 3단계 :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부하라. 4단계 : 모든 것을 즐겨라.
보통 재테크나 재무 설계를 다룬 책들을 보면 1단계와 2단계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안되며, 종잣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신선함은 3단계와 4단계다. 돈을 그저 많이 모으고 소유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가치 있는 일에 아낌 없이 사용하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일과 살리는 일에.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도 인색하지 말라 한다.
각 주제별로 실천 가이드를 제공하니 21일 실천 프로젝트를 독자의 현실에 맞게 적용해 봄직하다. (사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삶의 방식과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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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재정을 더 잘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낀다. 하지만 애초에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면? 돈을 다루는 세상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면?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한 때이다. (17쪽)
이제 상황을 바꿔야 할 때이다. 교회가 일어나서 돈에 대한 세상의 잘못된 접근 방식을 따르지 말고, 세상에 더 나은 방법을 보여줄 때이다. (중략) 우리가 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고 또 받으실 거라고 믿는다. (31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