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향집에 내려가서 읽을만한 책이 있나 책장을 살펴보다가 '사랑'이라는 2001년 출판된 시집을 발견했다. 멀리 떠나는 친구가 속지에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자'며 적어준 글을 발견하고 그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벌써 10년이 지난 그때의 이야기들이 시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제목과 그 책만 봐도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책은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시집이다. 외로울때 읽으라며 건네준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 이젠 내가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부모'로서의 입장에서 쓴듯한 제목을 읽고 마음이 움직이는 나이가 되었네 새삼 시간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어린 아들을 옆에 안고, 누워서, 엎드려서 시를 읽었다.
아들의 이름을 넣어가며 읽어주니 나에게도 그 시가 다가오고, 아들도 좋은지 계속 읽어달라고 이야기 한다. 이렇게도 시를 읽을 수가 있구나 새로운 경험과 함께 그 내용들이 더욱 마음에 다가와 옆에 있는 아들을 꼭 껴안아 주고 다시한번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 말해주게 된다.
짧은 시라 쓱 읽다가 바이런, 헤세 이런 이름 보면 다시한번 읽어보며 뭔가 더 있나 느끼려고 하고, 응? 이건 허무한데 하는 시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펴든 시집,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 좋은 감정으로 남을 것 같은 책이다.
그 중 큭큭하고 웃게 만든 시가 있었으니 '남편'에 대한 상반된 감정들을 담아놓은 시였다.
딸만 읽을 것이 아닌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