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는 쥐 퍼민
audell 2010/02/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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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쓰는 쥐 퍼민
- 샘 새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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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18
- : 142
소설쓰는게 꿈이었던 적이 있다.
어릴때부터 일기를 적어오고 가끔씩 시나 글짓기가 상을 받기도 해서 소설을 쓴다는 것, 아니 문장을 쓴다는 것에
딱히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국문학과를 다니지도, 글을 쓰는 방법론에 대해서 배운적도 없으면서
그저 어린시절의 몇번의 칭찬이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간이 (아니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재미없고 짜증날 때
소설을 한번 써볼까 궁리했던 적이 있다.
머릿속에서 가득한 대사와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캐릭터가 키보드에 손만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써질거라 쉽게 단정했었다.
그런데 정말 딱 몇줄(몇장도, 몇문단도 아닌 정말 딱 몇줄이었다)을 쓴 후
그 유치함에 부끄러웠고 글쓰기란, 창작이란 힘든것이란 생각에
그동안 너무나 쉽게 쓴 것만 같은 책을 욕했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게 소설쓰기라는 꿈이 멀어지고 있었는데 여기 나를 부끄럽게 하는 제목의 책이 나온 것을 봤다.
몇년전 요리하는 쥐에 대한 영화, 라따뚜이가 나왔는데 이제는 소설까지 쓰는 쥐도 나왔다.
퍼민은 과연 자신의 소설을 어떤식으로 시작하게 될까 궁금한 마음
정말 쥐가 소설을 쓴다는 건가 의심하는 마음이 반반 섞인 채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점지하에서 태어나 생활하면서 문자라는 것에 대해, 책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된 쥐 퍼민은
어려운 책도 금새 읽어내는 중증 활자중독증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자신이 쥐라는 사실도 잊고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품게 되는데
이런 모습이 어처구니 없다기 보다는 슬프면서 웃음이 난다.
꼭 지붕뚫고 하이킥의 웃을 수 만은 없는 현실을 대변하는 에피소드들을 보는 기분이랄까.
뭐 똑같은 감정이라는 건 아니고 비슷했다.
쥐라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한 생명체를 통해
내가 읽어낼 생각도 하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는 쥐 퍼민.
샘 새비지가 혹시 자신이 퍼민이 환생한 것이라 생각하고 쓴 글은 아닐지 의심되는
재밌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쓰는 쥐 퍼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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