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인 책이 있는 장소를 배경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 '도서실에 있어요'를 만났다. 제목도 좋았지만, 책표지가 취향저격! 그 책을 시작으로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도서실 사서였던 고마치씨가 보건실 히메노 선생님이라기에), 이어서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아오야마 미치코의 신작이라기에) 순서로 읽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소소했지만 따뜻했고, 투박했지만 위로가 됐다.
그런 그녀가 강변 벚꽃길 옆, 찻집 '마블카페'의 정기 휴일에 퉁명스레 말차만 판다며 문을 연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시작으로 또다른 열두개의 이야기를 일본 도쿄와 교토를 오가며 들려준다.
앞선 이야기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
눈여겨 보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내 주위에 분명 있을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웃음을 끌어내거나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도 한다.
오랜 세월을 가족으로 살아도 서로를 잘 모를 수 있다고,
(편지 쓸게, 전해지는 마음, 빠진 책 찾기)
내 생각에 잘해준다는 것이 상대에게는 원망이 될 수도 있다고,
(별이 된 쏙독새)
나는 그대로인데 주변이 달라져 자신에 대한 평가가 뒤바껴버린 후 느끼는 감정이 우울해질 수 있다고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그럴 수 있다고, 괜찮다고, 그런 감정 느낀다고 나쁜게 아니다 라고 위로해주는 것만 같다.
내가 살면서 느낀 감정들을 글로 풀어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예전에는 마스터 같은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바랬다.
지금은 내가 마스터 같은 사람을 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구원했기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위로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