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 번역되어 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그 중에 한 책이 바로 로버트 알터의 "성서의 이야기 기술(The Art of Biblical Narrative)"이라는 책이다.
1. 이 책의 참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성서학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성서 히브리어와 현대 히브리어를 잘 알고 있는 비교문학 학자다. 그래서 이 책을 보다보면 성서학자같은 느낌도 들고, 문학학자 같은 느낌도 든다.
2. 대부분의 책은 목차만 보아도 저자가 어떤 의도로 서술해 나갈지를 알 수 있다. 1장은 "성서에 대한 문학적 접근"이다. 이것이 저자의 가장 중요한 서술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3. 저자는 흔히 말하는 역사비평의 방법(최종 본문 이전의 상태를 추적하여, 저자 및 배경을 역사적으로 밝히는 방법)이 아닌 문학비평(최종 본문에 관심)에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문학적 관심의 비중이 "최종 편집자"에게 있음을 말한다(41). 그러면서 중간 중간 자료 비평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설명하는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다.
4. 알터는 역사비평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을 표현한다. 그래서 자신의 방법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 자체가 정말 매력있는 노력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5. 그는 미드라쉬 해석에 대한 아쉬움도 말한다. 미드라쉬는 원문의 통일성은 전제로 했지만, 성서가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라는 인식이 부족했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미드라쉬의 해석은 너무 도덕적 교훈에 집착한다는 것이다(28-29)
6. 알터는 이 책을 서술하면서 자신이 펼쳐나갔던 주제들은 단어, 행동, 대화, 서술이라는 키워드가 있었음을 말해주며 그 방법으로 성서의 이야기들을 예로들어 어떻게 설명했었는지, 9장 결론 부분에서 다시 한 번 간략히 설명해 준다.
7. 옮긴이들의 말에서는 알터의 서술 방식과 성서 비평학의 간단한 역사와 그 사이에서 알터의 작품의 위치를 알려준다. 이 부분을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다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9-10장 두 번에 걸쳐서 내용을 미리 읽거나, 정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8. 성서를 읽다가 나오는 이야기의 반복, 이야기 사이의 단절 등이 나와 고민을 할 때, 알터는 그 자체가 최종 편집자의 놀라운 기교에 의해서 빠지지 않고 완성도를 높이게 되었다는 결론을 확신있게 내려준다.
* 성서를 전공한 분들이나, 성서를 접하는 분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