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갈 것처럼 살아가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 영원할 것 같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시간을 흘려버리기도 하고, 좀 더 소중한 것에 집중하지 않고 미루며 살아가기도 한다.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고 마주해야 하는 이유는 내게 주어진 생명의 삶을 감사히 여기며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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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이다. 그중 암 사망률은 24.2%를 차지한다. 폐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 위암 순으로 인구 10만 명당 약 166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40대부터는 암이 사망원인 1위라고 한다.
예전에는 그저 두렵기만 했던 암이라는 질병은 의학기술과 많은 치료제 발달로 치료가 가능하기도 한 병으로 바뀌었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의 김범석 님은 서울대 암 병원 종양내과 전문의이시다. 많은 암 환자들을 만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과 희망을 마주하시면서 또한 임상시험과 암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과학자로서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공부해 오신 분이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를 읽으며 암으로 돌아가신 분들과 현재 내 주변에 암으로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이 떠올랐다. 모두 아주 가까운 분들이다.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났을 때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생각하는 것조차 어쩌면 사치인 시간을 치료를 하며 보낸다. 치료가 된다면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처음 책을 보았을 때,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나 스스로 답을 내기 어려웠다. 작가님이 말씀하신 죽음이 직선이 아닌 의미를 알고 나서 깨달았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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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 아닌 것이 하나가 되는, 죽음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부터 가파르게 죽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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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이라는 것은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클 때 사용하게 된다. 그저 살아 있음에, 곁에 숨 쉬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느껴질 만큼 처절한 싸움이다. 겪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간절한지. 아픈 기억들이 떠올라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 암 진단이 내려진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그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살아가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에 눈 뜨고 잠드는 일상을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 잊어버릴 때도 있다. 그래도 자주 감사하다.
죽음을 뒤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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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살아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암이라는 질병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가고,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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