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서로 대화가 제법 통하는 나이가 되면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한 번씩 다 구입해 본 경험이 있을 거다. 나 역시 그랬는데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시작하는 5세(만 4세) 무렵, 아이가 같이 놀자는데 엄마인 나는 아이의 놀이가 너무 재미없고 그렇다고 아이 혼자만 놀게 하는 것은 또 마음에 걸렸었다. 나도 재미있고, 아이도 즐거울 수 있는 놀이로 보드게임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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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맘때쯤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찾아보면 종류도 다양하고, 어떤 게 좋을지 사실 정리된 정보 찾기가 쉽지 않다. 책 한 권으로 처음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4세부터 초등 6학년이 되는 13세까지 아이의 나이와 수준에 맞는 보드게임이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 주는 책이 '4세~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이다.
단순히 보드게임을 추천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집이라면 얼마든지 엄마나 아빠가 아이의 수준에 맞춰 규칙도 서로 잘 조율하고 기다려주면서 이기고 지는 것을 맞춰 줄 수 있을 거다. 그럼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이 즐겁고, 서로 웃으면서 끝낼 수 있겠지만, 아이가 둘인 집은 상황이 몹시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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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터울이 나는 아이 둘 이상을 키우는 집에서는 첫째, 보드게임의 수준을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다. 둘째,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서 정말 보드게임 진행이 힘들 수 있다. 우리 집만 하더라도 세 살 터울 나는 둘째가 대부분 삐지거나 울면서 끝을 낸다. 첫째는 둘째에게 맞춰 규칙을 바꿔주고 맞춰 주다가도 매번 승부욕이 강한 둘째 때문에 속상한 경우가 많았다. 즐겁게 게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준 보드게임이 대부분 그런 식으로 끝나게 돼서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아 "그럴 거면 보드게임하지 마!"라는 말로 아이들을 더 속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과 조언들이 책 속에 담겨있다. 보드게임을 시작할 때, 보드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태도도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좋았다. 이런 책이 진작에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빨리 스트레스받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게임을 즐기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성향과 나이에 맞는 보드게임 추천 목록! 각 보드게임의 간단한 룰 설명과 게임을 하는 유용한 팁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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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셈셈 피자가게 보드게임 같은 경우 둘째가 오빠와 수준이 맞지 않아 거의 생떼 쓰듯이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팁이!! 이런 생각을 왜 안 해 봤을까? 싶었다. 게임 규칙에 대한 유연한 사고가 필요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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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이면 보드게임 입문부터 심화까지 즐길 수 있는 단계를 체계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추억도 쌓고, 두뇌 발달도 시키고, 사회성도 키우고 버릴 게 없는 보드게임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소개해 주는 많은 보드게임을 아이들과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이런 책을 출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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