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을 사로잡는 표지
표지에서 화가의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으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시키며 살아간 프리다 칼로가 정면을 바라보며 나와 눈을 똑바로 맞추고 있는 모습에서 나도 해낼 수 있다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반면에 빈센트 반 고흐는 고개를 숙이고 곁눈질을 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고갱을 생각하며 그린 해바라기처럼 그래도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은 품고 있었을 고흐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 13점의 작품과 함께 보는 화가의 일생
이 책은 명화 감상에 그치지 않고 화가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명화를 가까이 하면서 화가와 작품이름이 익숙해졌다면 이 책을 통해서 작품이 그려졌을 당시의 화가의 상황과 심경을 생각해보면서 감상해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배경지식 없이 명화를 감상하는 것도 그림만을 두고 각자 다양한 해석을 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지만 화가를 이해하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연도별 작가의 이슈를 풀어내면서 해당 연도의 대표적인 작품을 오른쪽에 같이 넣어두었다. 때문에 작품을 그리던 화가의 상황을 이해하고 감상을 할 수 있기에 작품만 봤을 때의 막연함을 해소시켜준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에 선 자화상]을 보며 프리다칼로가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갔을 때 자신의 설 자리가 없어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은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13점의 그림 아래에는 해당 작품의 제목, 제작 연도, 표현 재료, 크기, 소장처를 모두 표기하고 있다. 전시회에 갔을 때 볼 수 있는 작품 캡션에 적히는 양식과 같다. 아이들과 이 책을 보면서 작품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제목이 왜 이렇게 지어졌을지, 그림을 그린 해에 어떤 일이 있었을지, 재료에 따라 어떤 느낌일지, 어느 정도 크기일지, 같은 작가의 작품인데도 왜 소장처가 다 다른지 등등 수많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
🔬아쉬운점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내용이나 세세한 부분까지 다 담지는 않았지만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전반적으로 화가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흐름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화가의 상황과 심경을 충분히 공감하기엔 문장 연결이 매끄럽지는 못하다. 역사 배우듯 시기별로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사실만 알고 넘어가게 될까봐 염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프리다 칼로가 소아마비에 걸려 오른쪽 다리가 더 얇아졌음에도 그림에서는 두 다리의 두께에서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나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하고 누워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공감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 ‘불 같은 연애’라는 표현도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인지 의문이 든다. 전반적으로 프리다 칼로에 비해 흐름이 자연스러웠던 빈센트 반 고흐도 자세히보면 1888년 이후로 오른쪽 작품 순서나 왼쪽 화가의 그림그리는 배경의 시간대가 섞여 있다. 예를들어 1888년 내용 중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배경으로 고흐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오른쪽 페이지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1889년 작이다. 친숙하고 유명한 작품들이 해당 시기에 많이 나왔기 때문에 많은 페이지가 할애되면서 이슈들로 정리하다 섞인 건가 싶은데 그렇다면 연도를 끊기 보다는 차라리 묶어서 표기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어도 디테일에 좀 더 신경쓴다면 소장하여 오래 보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훗날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이 어떤 정보를 알게 된 후 다시 봤을 때 작가가 공부하고 반영해 둔 것을 알게되면 그 세심함에 반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초저학년까지는 명화 위주로 얘기 나누면 좋을 것 같고, 초중,고학년이라면 사건들 사이의 인과관계나 작가의 마음을 더 깊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호기심을 가지고 본다면 확장해나가기 좋은 책이다.
*비룡소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