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은 과학 산문집, 출판사의 문구를 그대로 옮기자면 '과학인문 에세이'입니다. 저자의 물리학과 졸업, 철학과 박사 수료라는 이력을 바탕으로 철학과 과학의 내용을 함께 다루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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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중은 극소수의 천재가 과학적 진실을 단박에 깨달음으로써 과학이 진보한다고 상상하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이다. ... 자연은 늘 말이 없고, 우리는 늘 갑론을박한다. 그리고 우리의 갑론을박이, 우리의 민주주의적 토론이 과학을 진보시킨다.
p. 134
처음 이 구절을 읽고 '어쩜 이렇게 과학을 낭만적으로 표현할 수가!'하며 감탄했어요.
이 구절 이후에 언급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어요. 빅사이언스의 시대에 거의 모든 전문가가 참여하면 공정한 심사가 가능할까, 라는 이야기였는데, 저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내용이었기에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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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덕분에 우리는 영상과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상대와 대화한다. ... 하지만 진지하게 물을 필요가 있다. 이런 디지털 경험들이 우리의 삶을 과연 풍요롭게 할까? ... 디지털 시대의 격류를 계기로 삼아, 오히려 질료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p. 189
저는 종종 뮤지컬이나 연극, 전시 등 문화생활을 즐기러 다니는데요. 누군가는 제게 '그만한 돈이면 차라리 좋은 음향 기기를 들여서 원없이 보는 게 더 좋지 않냐'고 물었는데, 그 답을 여기서 찾을 줄은 몰랐어요.ㅋㅋㅋ 질문자의 말대로 디지털 기술로 나의 경험을 대체한다면 질료의 중요성을 묵살하는 것이죠!(합리화) 우리가 보유한 모든 감각을 통해 느끼는 문화생활은 대체 불가능한 경험입니다 :D
읽다보면 내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저 또한 과학 전공자임에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어요. 아직 저학년 학부생이기도 하고, 철학적인 내용의 비중이 큰 것도 한 몫 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해 못하는 부분은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도 무방해요. 매 목차마다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연결되는 내용은 읽으면서 앞 내용을 다시 이해하게 되기도 했어요.
매 목차마다 진지하고 무거운 전문적인 비문학 도서가 아니라 에세이이기 때문에 읽기 수월하고 우리의 일상 생활과 깊이 연결된 예시를 많이 들어 재밌었습니다. 목차를 보고 재밌어보이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을 듯 합니당 :)
저처럼 과학에 조금 더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철학으로 가는 다리가, 철학(인문학)에 조금 더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과학으로 가는 다리가 될 책입니다. 융합인재가 주목받는 요즘, 이 책으로 교양을 쌓는 시작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