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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 아주 개인적인 한국사
  • 모지현
  • 19,800원 (10%1,100)
  • 2022-11-01
  • : 151

 

30여 인의 사적 기록으로 꿰어낸 한국사 큰 줄기

 

조선을 일러 ‘기록의 왕국’이라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국민문화재연구소가 조사, 번역, 해제한 개인 일기만 1,600여 건에 달한다. 당시 출판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품을 감안하면 조선 사람들이 ‘기록’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이 간다. 이 책은 15세기 조선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굳이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식 없이 쓰인 일기, 육아기, 여행기, 문집, 피란기, 취재기 등 다양한 개인적 글쓰기를 꿰어 한국사의 큰 흐름을 정리한 것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김구의 '백범일지', 류성룡의 '징비록'처럼 널리 알려진 책은 물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치러낸 백성의 시각을 보여주는 오희문의 '쇄미록'과 조애중의 '병자일기'에서 현대사의 상흔을 증언하는 전태일의 ‘일기’, '5·18 특파원리포트' 등을 골라 그에 얽힌 사연과 핵심 내용을 읽노라면 한국사의 현장이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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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현 저자분은 고등학교 역사 교사셨던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현재(고1)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많이 겹쳐서 교과서 외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대 동일 인물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니 확실히 감상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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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쌤으로 유명한 최태성 저자분의 '역사의 쓸모'를 추천한다. 이 책과는 다른 결의 내용이지만 두 권 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설명하고 있어 재밌게 읽었다. 또한 한국사 전반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한국사에 관심이 있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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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손자를 그 자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다시 살아줄 대상으로 간주한 그를 오롯이 옹호할 수만은 없다. 보통 자녀 교육은 동시대의 현실 속 구체적 행위들로 이루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하는 자의 이상적 삶을 향한 추구가 투영되기 십상이다. 그것이 유지되는 한 부모와 자녀 간 긴장과 충돌이 격렬하게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묵재와 숙길이 결국 그러했듯 말이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문건’ - p. 48

어느 시대, 어떤 나라이건간에 자식/후손에게 자신의 꿈을 투영하는 사람은 꼭 있나보다. 그 옛날 조선시대 사대부도 자신의 꿈을 투영한 것을 보면 말이다. 이 부분을 읽는 내내 안타깝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둘 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간극만 벌어지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손자는 할아버지의 뜻을 알기엔 너무 어렸고 할아버지는 어린 아이의 특징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이상적인 결과만 생각했을 뿐이니 말이다. 이들이 어린 아이의 특징과 교육법이 많이 알려진 현대의 할아버지와 손자였다면 어땠을까? 더 큰 사람이 되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궁금해진다.



그들이 원균이 아닌 이순신을 찾아와 마음을 털어놓거나 마지막까지 생사를 함께했음을 볼 때 분명 둘 사이의 차이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얻고자 한다 해서 쉽게 얻을 수는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 말이다.

전쟁 속의 전쟁들 ‘류성룡과 이순신’ - 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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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자마자 한국사 방과후에서 읽으면 재밌겠다! 고 생각했다. 그만큼 내가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수업과 닮아 있는 책이었다. 제목처럼, 또 내가 쓴 부제처럼 이 책은 특정 개인의 기록으로 조선시대~현대 한국사를 엿본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역사 속 개인의 이야기인데 내 취향을 완벽히 간파했다. 개인의 기록이 많이 남은 시절인 조선시대가 가장 분량이 많다. 물론 여성의 기록이 상대적으로 적게 남았고 사대부적인 관념, 가치관 등이 깊게 남아있지만 화자가 서술하며 그런 점을 짚어줘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조선시대 1부 중후반쯤이었나, 정치나 왕권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은 조금 지루했지만 읽을 만 했다. 읽다보면 재밌긴 하다만 재미를 붙일만 하면 그 부분이 끝나버린다.(...)

시험기간이라 요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읽은 책인데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정독했다. 그만큼 재밌었고, 의미있는 책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학교에서 배운 내용도 많이 나오고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도 등장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특정 개인의 시각으로 다시 바라보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사 방과후가 끝나서 아쉬웠던 내 마음을 이 책이 어느 정도 덮어준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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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특히 역사 속 주인공으로 손꼽히는 인물들) 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 분량이 조금 길지만 부분 부분 나위어져 있으니 본인이 알고 싶은 부분만 따로 읽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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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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