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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김
매니악
사무엘김  2024/02/11 15:09
#협찬 #도서제공

벵하민 라바투트의 소설 [매니악].

'MANIAC'은 미치광이라는 뜻과 더불어
이 작품의 주인공인 존 폰 노이만이 만든
컴퓨터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바탕이 되는 수학과 물리의 세계는
'고리타분하고 차가운 이성의 학문'이라는 나의 편견을 깨고
그 무엇보다도 뜨겁게 용출되는 지성의 대격돌 속에
매력적으로 꿈틀대는 생명의 입자들로
머리와 가슴을 깨운다.
파울 에렌페스트, 존 폰 노이만,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등
과학의 영역을 넘어 인류 역사에
엄청난 획을 그은 지성들이 대거 출현하여
픽션과 논픽션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펼치는 이야기에 서서히 휘말려 들어가다 보니
폰 노이만의 아내 클라러의 고백처럼
"국제적인 사건들과 세계적인 지성인들의
허리케인급 위력에 압도"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토록 위대한 지성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
신의 영역에 도전할 때,
자기의 이성으로 세상을 통제하겠다는
무모하고 탈도덕적인 시도를 할 때,
전 인류에게 미치는 실제적, 잠재적 위험을
섬뜩할 만큼 생생하게 그려내는 이 소설은
작가의 전작인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의
연장선 위에 있다.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세상을 '지배'하고 '장악'할 수 있다는
지성의 오만함에 던지는 경고와도 같은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이름
'이세돌'과 '알파고'에 대한 이야기도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한 파트를 묵직하게 차지하고 있다.

온통 물리와 수학, 컴퓨터, 핵개발, AI
로 무장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자칭 '과포자'임에도 불구하고,
훅 빠져들어 단숨에 읽어내릴 만큼
벵하민 라바트트의 작품이 지닌 강인한 흡인력은
거부할 수가 없다.

낄 수 없는 천재들의 모임에 투명망토를 쓰고
조용히 방 끄트머리 의자에 앉아
주눅 들 필요 없이
벽난로의 불꽃보다도 뜨거운
그들의 고뇌에 찬 논쟁을 관전하는 짜릿함!
이 젊은 작가의 다음 작품이
간절히 기다려진다.

#매니악 #maniac #벵하민라바투트 #문학동네 #BenjaminLabat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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