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놀라워야 하는 걸까? 현시대에 여성의 권위가 꼴랑 결혼 두번한 걸 가지고 놀라워 한단말인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말이다.
아~ 아내의 말처럼 일처다부제의 세상은 어디어디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 왜, 왜 말이다.
왜, 이렇게 세상에 혹은 문학계에 이슈가 되야 한단 말이지? 언론에서는 날마다 소설에 대해 떠들어 대고.... 영화까지 만들어진다니...
처음 '아내가 결혼했다' 를 받아 보았을 때 그건 마치, 여성에게 권위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남편이 결혼하는건 조용히 묵과될 수 있는 사회에서,
남편이 두 여성을 거닐고 사는 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닌데, 아내가 두번 결혼 한 걸 가지고 이다지도 소란이 일어나다니...
(혹시 아내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 또 결혼했음 어쩔뻔 했냐고~)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아내는 남성의 권위를 몰락시키고, 자신 혹은 여성의 권위를 상승시켰다.
그것이 아내가 밤역할을 정말 잘해낸다는 이유가 있더라도 말이다. 섹스야말로 여성의 유일한 무기였기가 아니겠는가? 섹스로 여성이 남성의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
그것으로 박현욱은 노련하게 부부 혹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풀어내고 있는 게 아닐까? 여성이 남성을 무너뜨리는 건, 섹스니깐.
박현욱은 그런 당연한 논리를 축구와 인생 혹은 사랑과 결합시켜, 술술 풀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세상의 아내는 두 번 결혼하지 못한다. 그건 분명하다(이혼하고서는 모르까?)
하지만 박현욱의 아내는 두번 결혼했다. 두번 결혼함으로써 자신은 남성보다 훨씬 우위에 섰다.
그것은 이데올로기에 전면 도전하는 것과 같다. 애써 여성을 부인하던 남성들의 세상에서, 여성은 그게 비밀에 부쳐졌다고 하지만 그들만의 세상에서 아내는 언제나 남성(남편)보다 우위에서 그들을 마음대로 조종하지 않을까?
남성만의 세상에, 여성들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건 무리일지도 싶다.
하지만 박현욱표 소설은 동정없는 세상에서도 그랬지만 남성은 여성에게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성에 집착하는 남성은 여성을 통해 사랑을 인생을 깨우치게 된다. 그것이 남편의 억지스런 고집일지라도...